美주식 보관액 1000억弗 초읽기

2024. 7. 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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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동학개미들이 미국 증시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

'밸류업' 기대감에 국내 증시가 꿈틀대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개형 ISA계좌의 절세 혜택을 챙길 수 있는 데다 미국 주식이 장기 투자에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또 AI 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 역시 미국 증시에 몰려 있어 투자 수요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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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美주식 926억달러 보유
주식형 펀드서 해외투자비중 41%
美 새 ETF에 ISA가입자도 대거매수

올 들어 동학개미들이 미국 증시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 ‘밸류업’ 기대감에 국내 증시가 꿈틀대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학개미, 펀드개미 뿐만 아니라 절세에 관심 많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재테크족까지 미국 투자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동학개미, 11兆 넘게 韓→美 갈아타=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39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80억5800만달러(약 11조170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대거 쓸어 담으면서 미국 주식 보유금액은 이제 1000억달러 ‘초읽기’에 들어섰다. 8일 기준 925억6549만달러로 연일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펀드 시장에서도 미국 투자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국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해외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상반기 들어 16조원 증가한 56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주식형(국내·해외) ETF에서 해외 비중이 차지하는 규모는 약 5%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약 41% 수준까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미국 S&P500지수가 16.92%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7.99% 오르는 데 그쳤다. 지수 상승률 격차가 벌어진 게 ‘투자 이민’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다양해진 美 ETF 선택지...ISA서 절세 혜택도 챙겨”=미국 빅테크 등 해외 ETF 신상품도 쏟아지면서 재테크족들 사이에선 ISA를 활용한 미국 주식 투자 열기도 뜨겁다. 중개형 ISA 계좌에서는 해외 주식은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국내상장 해외 ETF는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도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정보와 트레이딩 접근성이 이전보다 용이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매매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키움증권이 집계한 ISA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개형 ISA계좌 내 국내상장 해외 ETF 편입 비중은 27%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내 ETF 편입 비중은 6%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키움증권 중개형 ISA의 ETF 잔고로 좁혀 해외 비중을 따져보면, 무려 81%나 된다.

중개형 ISA계좌의 절세 혜택을 챙길 수 있는 데다 미국 주식이 장기 투자에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상장 해외 ETF 거래 시 발생한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간주되면서 금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개형 ISA계좌에서는 손익 통산 후 최대 200만원(서민형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대상이다.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를 적용받고, 금투세에 합산되지 않는다.

▶“금투세 우려, 국내 주식 투자 동기 떨어뜨려”=전문가들은 내년 금투세를 도입하면 국내 주식 이탈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투자는 금투세 도입 여부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면서 “안정적 상승세를 나타내는 해외, 특히 미국 주식에 더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 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 역시 미국 증시에 몰려 있어 투자 수요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증시를 이끌던 AI 모멘텀 역시 하반기에도 주효하다는 분석이 많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도 빅테크 강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도 점진적으로 낮아져 자금 조달도 더 용이해지면서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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