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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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반장, 회장, 위원장 다 해 봤지만 총재는 처음이다.
지난 2월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되었다.
연봉도 은행 총재처럼 엄청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해다.
오히려 총재와 임원들이 운영 자금 중 일부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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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반장, 회장, 위원장 다 해 봤지만 총재는 처음이다. 희소성 때문인지 직책이 그럴싸해 보인다. 지난 2월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되었다. 연봉도 은행 총재처럼 엄청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해다. 무보수 명예직이다. 오히려 총재와 임원들이 운영 자금 중 일부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 예산이 단 한 푼도 지원되지 않는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정기총회가 8월 16일부터 23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된다. 한국도 대표단을 파견하는데 전액 자비 부담이다. 총재부터 청년 대원까지 동일하다. 여러 단체의 대표나 임원을 했지만 공식 출장임에도 불구하고, 항공과 숙식까지 전부 자비로 부담하는 경험은 처음이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의 각종 회의는 무보수이다. 식사 대접은 고사하고 멀리 강원도나 제주도에서 참석하시는 분들 교통비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발룬티어들의 헌신과 봉사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지속하는 힘이다.
촘촘하게 설계하며 살아온 인생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대략 60세까지는 본업에 충실하여 노후를 대비하고, 65세까지는 부를 축적하는 대신 수입 전부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다가, 70세 이후에는 모아 놓은 돈 전부를 좋은 곳에 사용하면서 생을 정리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일견 그대로 진행되는 듯하다.
스카우트는 전 세계 170개국에서 5천 만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역시 국내 최고(最古)이자 최대 규모 청소년 단체이지만, 현재 위기이다. 인구감소와 입시지옥으로 인한 대원 수의 절대 감소, 코로나로 인해 거의 3년간 활동 장애 등으로 인하여 단세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
다행인 것은 4세 비버스카우트부터 94세 원로스카우트까지, 아무 조건 없이 스카우트가 좋아서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지도자와 대원들이 있다. 현직 대통령께서 명예 총재이다. 현직 국회의장께서도 스카우트 연맹장 출신이다. 국회에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스카우트의원연맹’이 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2025년에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를 유치해 놓고 있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연이어 아태잼버리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를 통해 스카우트 활성화를 기대한 것인데, 예상과 달리 새만금에서 삐끗했다. 잘못하다가는 바닥을 치는 것이 아니라 바닥을 뚫고 더 내려갈지 모를 상황이 되었다.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심사숙고 끝에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지금은 약해진 뿌리를 더 깊게 내려야 할 시간이다. 외부적으로 보여지는 것 때문에, 임기 중에 성대한 국제행사를 개최할 욕심 때문에 회복하지 못할 손해가 예상됨에도 강행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많은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힘을 실어 주었다.
우리는 선출직이든 임기제이든 짧은 임기 동안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한다. 너무 많은 열매를 얻으려고 무리하게 비료를 주면 나무를 죽일 수 있다. 뿌리를 깊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후손들을 위한 길이고, 그것이 바로 역사의 칭찬을 받을 일이다. 청소년 단체인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생각한 것을 국가와 사회의 지도자들도 깨달았으면 한다.
이찬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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