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 결정적 조력자' 나토 성명에…중국 "정상적 무역" 반발
이종훈 기자 2024. 7. 11. 11:15
▲ 워싱턴DC 나토 정상회의서 만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10일(현지시간) 중국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결정적인 조력자'로 규정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중국은 자국과 러시아의 '정상적 무역 교류'를 방해하지 말라며 반발했습니다.
중국 주(駐)유럽연합(EU) 대표단은 11일 홈페이지에 기자와의 문답 형태로 게시한 입장문에서 "나토의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은 전체를 통틀어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말·선동·먹칠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이미 나토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대표단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만든 곳이 아니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정정당당하다"면서 "핵심 입장은 평화 주선과 대화 촉진, 정치적 해결이며 (이는) 국제 사회의 넓은 인정과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말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며 "지금껏 충돌 중인 어떤 한 당사자에게도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줄곧 민수용 드론 수출을 포함해 군용·민수용 이중용도 품목을 엄격히 통제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 사이 정상적 무역 교류는 제삼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외부 방해와 위협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표단은 "우리는 나토가 국제 사회의 정의로운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이 한 일을 심각하게 반성해 실제 행동으로 국면 완화와 문제 해결을 추진하기를 충고한다"며 "책임을 전가하거나 자신에게 닥친 화를 남에게 넘겨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정상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결정적인 조력자"(decisive enabler)라고 비판했습니다.
공동성명은 중국의 지원 때문에 러시아가 이웃과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했다며 중국에 러시아가 방위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 부품·장비·원자재 등 이중용도 물품 이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나토 정상들은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계속해서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연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을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규정하고 반발해온 중국은 이날 입장문에서도 나토가 세계 평화를 해치려 한다는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대표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평화 발전의 고지(高地)이지 지정학 게임 경기장이 아니다. 나토가 '유라시아 안보 연동'을 반복해서 선전하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우리는 나토가 분수에 만족하고 북대서양 지역 방어 조직이라는 지위를 지키며 일부 강대국의 패권 도구로 전락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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