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배 폭등' 시라카와, 돈보다 중요한 NPB 진출의 꿈... 두산도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

안호근 기자 2024. 7. 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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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두산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10일 계약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라울 알칸타라(32)가 떠났고 브랜든 와델(30)은 부상으로 빠져 있다. 알칸타라 방출을 결정한 두산은 브랜든에겐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 시간을 벌어준 외국인 투수로 시라카와 케이쇼(23)를 택했다.

두산은 10일 "시라카와 케이쇼와 총액 400만엔(약 3400만원)에 대체 외국인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등번호는 SSG에서 달고 뛰었던 43번이 아닌 11번을 받았다.

시라카와는 SSG에서 지난 5월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해 활용했던 투수다.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ERA) 5.09를 기록했는데, 5경기 중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무난하게 지켰다.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소속으로 뛰었던 시라카와가 SSG와 계약을 맺을 당시 몸값은 180만엔(약 1500만원)이었다. 2배 이상 오른 금액에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두산은 계약 소식을 전하며 "시라카와는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춰 선발 투수로 적합한 유형이다. 아울러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지며 적응을 마쳐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SSG에서 활약하던 시라카와 케이쇼.
지난달 롯데전 1⅓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던 경기를 제외하면 ERA는 2.49까지 떨어진다. 최고 150㎞에 달하는 공을 뿌리며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가며 경쟁력을 보였고 KBO 다승왕 출신 에릭 요키시까지 밀어내고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실전 공백에도 불구하고 요키시가 좋은 공을 뿌렸는데 몸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선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라카와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시라카와는 "두산 베어스라는 좋은 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 한 개 한 개 전력으로 던지겠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라카와의 계약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잠실구장을 방문해 긴장된 태도로 계약에 나선 시라카와는 "예전에 베테랑 포수 양의지 선수가 다르빗슈에게 홈런을 치는 모습을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날이 올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립리그 출신으로 국가대표는 꿈과도 같았던 시라카와에게 동경하는 자국 선배 투수를 울린 양의지의 존재가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투수 리드에도 탁월한 능력을 지녀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 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게 됐다.

몸값이 2배 가까이 뛰었고 독립리그 출신 선수로는 큰 금액인 게 사실이다. 다만 국내 선수들,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할 때는 절대 크지 않은 액수다. 시라카와에겐 돈보다 더 큰 꿈이 있었다.

그는 "도쿠시마(원소속팀)로 돌아가는 것보다 수준이 높은 KBO에서 활약하는 게 일본프로야구(NPB)로 가기 좋을 것 같아 입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브랜든 와델.
시라카와는 "1승이라도 더 많이, 개인적으로는 전승하는 게 목표이고 팀 승리에 최대한 공헌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테니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두산은 브랜든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으로 이탈한 브랜든은 올해 14경기 7승 4패 ERA 3.12를 기록했다. 아프지 않았을 땐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두산은 완전 교체가 아닌 단기 대체를 택했다.

가장 좋은 건 시라카와가 SSG 시절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브랜드보다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끔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두 가지의 선택지를 모두 고려할 수 있다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브랜든의 회복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시라카와가 NPB 진출이라는 확고한 동기부여가 있다는 점도 두산엔 반가운 일이다. 두산이 브랜든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흔들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라카와는 계약을 마친 뒤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라 가볍게 불펜 피칭을 펼쳤다. 그는 "시합 나갈 때를 생각하며 던졌다"고 밝혔는데, 그의 공을 받은 불펜 포수는 "바위를 던지는 것 같다"고 시라카와 공의 위력을 전했다.

시라카와는 11일 곧장 KT와 원정경기가 열리는 수원으로 합류해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시라카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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