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만족도, 영업 부문은 높고 법무 분야는 떨어져

윤진호 기자 2024. 7. 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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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외국계 테크 기업에서 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 A씨는 업무용 컴퓨터에 항상 생성형AI(인공지능)를 띄워놓는다. 고객사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할 때 쓸 데이터나 매끄러운 문장을 뽑는 것은 물론 고객사에 맞춘 발표자료 디자인까지 뚝딱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직원들과 함께 문장을 고치고, 디자인을 고르는데 썼지만 생성형AI를 쓰고나서부터는 이런 절차가 크게 단축된 것이다. A씨는 “번거로운 일이 크게 줄어 비서 여러 명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 활용도 높아

올해 기업 현장에서 챗GPT 등 생성형AI를 활용해 만족도가 높아진 분야는 ‘영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AI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세계 여러 업종의 기업 200곳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기별 AI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베인은 각종 기업 실무에 도입된 생성 AI 도구와 관련해 ‘기대치를 부합했거나 그 이상이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전 분기 조사(작년 10월)와 최근 조사(올해 2월) 사이에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집계했다.

조사 결과 ‘영업’ 업무를 돕는 생성 AI의 ‘성능 만족’ 답변 비율은 전 분기 76%에서 82%로 6%포인트 높아져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영업용 AI 도구는 구매자 응대를 돕는 챗봇(대화형 AI)이나 세일즈 관련 서류의 초안을 써주는 AI 등이 대표적이다.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도입 직후의 ‘반짝 인기’보다는 활용 사례가 쌓이며 꾸준히 호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 업무 외에도 올해 들어 ‘성능 만족’ 답변이 많이 늘어난 업무 분야로는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77%→81%), 마케팅(76%→80%), 고객 서비스(80%→84%)가 있었다. 각각 4%포인트씩 증가했다.

◇법무 분야에서는 만족도 떨어져

반면 AI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가파르게 추락한 분야는 판례 분석과 법률 문서 작성 같은 ‘법무’ 업무였다. 전 분기엔 ‘기대 이상’이라는 답변이 71%였지만 이번엔 53%로 18%포인트나 떨어졌다.

국내 한 금융사 법무팀에서 일하는 변호사는 “간단한 자료를 찾을 때는 쓰지만 대부분 쓰지 않는다”며 “국내 법령에 대한 오류가 너무 많은데다 해석에 대한 판단이 아직 제대로 되지 않고,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에서도 만족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81%→65%), ‘인사’(85%→73%), ‘지식노동자 보조’(82%→72%) 등 업무도 전 분기와 비교해 생성 AI에 실망한 이들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무에서 생성형AI 만족도가 떨어지지만 생성형AI 도입하는 회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성 AI를 이미 쓰거나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업의 비율은 전 분기 83%에서 올해 87%로 늘었다.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9곳이 생성 AI를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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