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나토 첫날 7개국 연쇄 양자회담…"러-북 군사협력 엄중 우려"(종합)
"러-북 군사협력에 '안보 위협' 공통의 인식"
"국제질서 수호 국가 간 연대 단호히 대처"
기시다 총리와 한 달 반 만에 또다시 정상회담
[워싱턴·서울=뉴시스]박미영 김지훈 기자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릴레이 양자 정상회담을 가지며 러-북 간 군사적 밀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공유하고 단호한 대처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반도체, 방위산업, 원전 등 양자 간 주요 현안에 있어서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며 경제·안보 이익 확보에 노력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순방 기자단 브리핑을 열고 "양자 정상회담에서 원전, 방산, 인프라, 공급망,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반도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공조 방안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정상들은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공통의 인식(공유했다)"이라며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국가 간 연대를 강화하며 러-북 군사협력에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가장 먼저 양자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이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 정상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 의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신청을 환영했다"며 "양 정상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 결정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겠다는 독일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관련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대로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독일은 지난 2019년에 유엔사 가입을 희망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올해 초 다시 가입 의사를 미국과 한국 측에 알려와 현재 미 국방부의 최종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곧이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취임 후 5번째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도 양 정상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공유하고 단호한 대처 의지를 확인했다. 방산 분야에서의 호혜적 협력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며 "한-캐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인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개최로 양국 안보협력을 보다 제도화하고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들이 연대해 역내 글로벌 안보를 수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는 양 정상이 러-북 간 군사 밀착 등 안보 현안 대응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뜻을 모으고, 반도체 분야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의 신정부와 경제안보, 첨단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딕 스코프 총리는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면서 "반도체동맹,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김 차장은 "삼성-ASML R&D(연구개발) 센터의 내년도 착공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는 등 네덜란드 국빈 방문 계기에 구축된 반도체 동맹 후속 조치가 활발히 이행되고 있음을 평가했다"며 "반도체는 물론 AI 등 첨단산업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스웨덴 정상회담에서는 양 정상이 원전, 우주, 핵심광물, 방산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스웨덴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희망하며 관심을 당부했다.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는 원전과 고속철도 등 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한-핀란드 정상회담에서는 방산과 원전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핀란드 군 현대화 사업에 우리 기업이 계속 기여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 차장이 전했다.
이날 오전부터 릴레이 양자회담을 이어온 윤 대통령은 오후에 7번째 양자 정상회담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났다.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만난 이후 한 달 반 만이자 또다시 양자회담을 개최하며 양국 정상 간 관계를 과시했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양국 협력 방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러-북 밀착에 대해 우방국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의 릴레이 양자회담에 대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외교지평을 확대하고 우리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진전을 이룬 하루"라며 "원전, 방위산업, 디지털 분야서 역량 있는 우리 기업이 더 큰 운동장으로 진출해 뛰어다닐 수 있게 디딤돌을 보강한 하루였다"고 했다.
이날 양자회담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충면 외교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의 일원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상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까지 워싱턴D.C.에 머물면서 영국,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폴란드 등과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 빠듯한 다자회의 일정이지만 한미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며 조율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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