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이재명 종부세 건드린 건 당 정체성 부정할 수 있어”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전날 당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하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검토를 언급한 것을 두고 “(종부세를 건드리면)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종부세 관련 발언에 대해 “저도 노무현 정부 정무수석 출신이지만 이 종부세를 좀 불합리한 부분을 조금 일부 수정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건드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문제”라고 했다.
전날 이 전 대표는 차기 당대표 도전을 선언한 뒤 기자들의 종부세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법안이나 세부적인 정책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는 것은 조금 이른 것 같다”면서도 “근본적인 검토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종부세는 상당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한편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간 당내에서 종부세 폐지 또는 완화론이 일부 제기된 데 대해 힘을 실은 발언이다.
유 전 의원은 김두관 전 의원이 이 전 대표 대항마로 나온 데 대해선 ‘약속대련’은 아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전대 득표율은 30% 정도로 예상했다. 그는 “한 30% 가까이 나오지 않겠냐, 그렇게 본다”면서 “(이 전 대표의 힘이) 강해지면 또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그건 세상의 이치”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다만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층을 부르는 ‘개딸’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표가 너무 많이 나오면 별로 이게 이재명 앞길에 그리 좋지 않다고 하는 전략적 판단 하에 (다른 후보를) 좀 찍어주고 하던 게 옛날 풍토인데 요새 개딸들은 하도 개차반이라 그런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을 두고는 ‘소장파’로 불렸던 원희룡 후보를 향한 비판을 내놨다. 유 전 의원은 “원희룡이 젊을 때 소장파 하면서 ‘남원정’을 해서 상당히 기대도 받고 이랬던 친구가 왜 저렇게 타락을 해 가는지 (모르겠다)”면서 “출마 과정부터 (후보가) 돼가지고 하는 언행이 애가 저렇게 망가졌나, 이런 느낌이 온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게 보냈다는 ‘명품백 수수 사과 문자’에 대해 “엄마가 볼 거라고 생각하고 쓴 일기 같다”면서 “나중에 내가 이런 것까지 보냈다고 누군가한테 보여주려고 만든 문건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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