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도로서 교통사고 운전자, 차 버리고 숲속으로 사라졌다
한라산국립공원을 남북으로 횡단하는 산간 도로에서 차량 4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운전자가 숲속으로 사라졌다.
11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9분쯤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5·16 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주행하던 쏘나타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쏘나타 차량 운전자 A씨는 사고 뒤 잠시 멈췄다가 이내 파손된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사고 직후 쏘나타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 전 차량을 놔둔 채 숲속으로 사라졌다. 사고 지점 일대는 지난 10일 30mm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린 상태였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때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결국 A씨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인 11일 오전 8시 20분쯤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고 직후 A씨가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며 풀숲에 앉아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사고현장 목격자가 출근 중 한라생태숲에서 제주시 방면 도로를 걷고 있던 A씨를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무면허로 지인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며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고 아침에 눈 떠보니 풀숲에 누워있었다”고 진술했다.
긴급체포 직후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왔다. A씨는 신체에 안전띠로 인한 흔적이 남아있을 정도로 사고 당시 충격을 받았으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혈액 채취를 통한 음주 여부와 마약 등 약물 투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으로, 피의자를 상대로 중앙선 침범 이유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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