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19개월 연속 동결…`3대 리스크+@`에 발목 잡힌 금리 인하
한국은행이 11일 예상대로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2번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역대 최장의 금리 동결 기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2%를 유지하면서 목표 수준(2%)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등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도 아직 정책(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상황을 좀 더 봐가며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최소 1년7개월은 3.50% 유지…'역대 최장'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올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조정없이 동결했다.12번째 동결이다. 이에 따라 미국(5.25~5.50%)과의 현 기준금리 차이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는 작년 1월13일부터 이날까지 1년5개월 28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다음 금통위 시점(8월 22일)까지 고려하면 3.50%는 1년 7개월 이상 유지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9일~2017년 11월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동결 왜?…불안한 환율과 가계대출, 그리고 부동산
시장은 이번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금통위가 이날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3대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3대 리스크는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불안이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뛴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 근처인데, 기준금리도 내려 한·미 금리차가 2.0%포인트(p)에서 더 커지고 환율이 더 오르면 한은은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주택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도 한은이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다. 가뜩이나 선제적으로 낮아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 기준금리까지 더 낮춰주면, 약 3년 전의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위험이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더구나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다. 계했다.
여기에 금리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태도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시장은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동결보다는 향후 '시그널'에 주목해왔다.
금통위원 중 1명이라도 금리인하 소수 의견을 제시하느냐 여부다. 만약 1명의 소수 의견이 나온다면 기준금리 조기 인하 확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1명이라도 나올 경우 8월 금리 인하 확률은 89%로 높아진다. 즉 1인만으로도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하 시점을 단정짓기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부터 1명의 금통위원이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며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이창용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겠지만 시장은 조기 인하 기대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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