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24도 설정해줘" AI 기술로 똑똑해진 하이엔드 아파트

김아름 2024. 7. 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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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패턴 학습해 쾌적한 온도 유지
첨단 시스템 도입된 단지 '최고급' 자리매김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 건설사 가세, 각축전"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인공지능(AI)과의 동거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AI가 접목된 지 오래고 이제 주택시장도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2033년은 돼야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AI 등을 탑재한 미래 주택이 등장할 것이란 과학계의 예측과 달리 스마트한 아파트가 실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일일이 움직여 작동해야 했던 조명과 냉난방 등을 ‘거실 불 켜줘’, ‘에어컨 온도 24도로 설정해줘’와 같은 음성 명령으로 내리는가 하면 스마트 앱을 통해 집안의 각종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아파트는 더 이상 신비로울 것 없는 삶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인공지능 스위치 ‘SK AI(스카이)’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AI 기술로 아파트 단지 들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내에 사람이 감지되지 않으면 재실감지 센서가 작동해 난방을 낮추고 조명을 끄며, 대기전력도 차단한다. 미처 불을 끄지 못하고 잠이 들어도 집안에 움직임을 감지해 잠든 것이 확인되면 조명을 꺼서 편안한 취침을 돕는다.

조명이나 난방을 켜놓은 채 나오지는 않았는지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의 기기를 제어하거나 기능을 설정할 수도 있다. 또 에너지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목표 사용량 초과에 대한 알림 설정을 통해 적정 에너지를 사용하는 습관도 기르는 것도 가능하다. 그저 일상대로 생활하기만 해도 쾌적한 주거환경은 물론 에너지까지 절약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근 지어지는 하이엔드 아파트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한다. 가족들의 출퇴근이나 등하교 등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시간에 맞춰 미리 냉난방을 켜놓는다. 평소 가족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온 가족이 잠이 들면 취침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로 설정하기도 한다.

AI 기술을 도입한 아파트는 입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는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 ‘한남더힐’은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안면인식 입출입 등 차별화된 보안 시스템으로 입주민들의 프라이빗을 강조하며 유명 연예인들과 재계 유력인사 등 국내 상위 1% 부유층이 사는 최고급 단지가 됐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2013년 분양 당시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AI 기반의 스마트홈 시스템을 도입, 입주민들은 음성인식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홈 시스템을 통해 집안의 조명, 난방, 가스, 환기 등을 제어하고 엘리베이터 호출, 주차 위치 확인, 방문 차량 등록 등의 서비스도 제공됐다. CCTV와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입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범죄 예방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아크로리버파크는 첨단 시스템이 도입된 최고급 주거단지로 자리매김 중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는 올해 2024년 5월에 4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주택형의 분양가는 14억원대였다.

지난해 집들이에 들어간 ‘래미안 원베일리’는 삼성물산의 주거생활 플랫폼 ‘홈닉’이 최초로 적용, 세대별 실내 시스템 제어는 물론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주거 공간을 자유자재로 스타일링하고 제품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입주민 건강관리와 반려동물 관리, 아파트 오프라인 공간에서 예술 작품 감상도 가능하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전용 200㎡ 펜트하우스가 100억원에 실거래가 되며 이슈가 된 바 있다.

AI 도입 아파트들이 최고급 단지의 지위를 누리면서 분양을 앞둔 AI 적용 아파트로도 관심이 모아진다. SK에코플랜트는 인공지능 스마트홈 기술인 ‘SK AI(이하 스카이)’가 탑재된 ‘드파인 광안’을 부산 수영구에 선보인다. 포스코이엔씨가 부산 사상구 엄궁3구역 재개발을 통해 건설하는 더샵 리오몬트에는 더샵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홈 서비스 ’아이큐텍(AiQ TECH)이 적용된다. 현대건설이 포항 남구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은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포함한 특화시스템과 IoT 연동 가전제품들을 융합한 스마트폰 기반의 서비스인 하이오티(H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IT, 전자, 통신 업체가 주도했던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에 건설사가 가세하면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라며 “특히 하이엔드 아파트는 날로 발전하는 AI 기술을 가장 우선적으로 장착함으로써 더욱 스마트하고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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