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와이드] 최강삼성 x WE ARE DAEGU ‘대구는 뜨겁다!’ ③경기장 마다 만원 관중···프로 스포츠 열기, 이유는?
길었던 왕조시절 만큼 부진의 시간도 길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2024년은 최근 어느 해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프로야구 인기 흐름에 더해 최다 관중, 매진 기록도 세우고 있습니다. 대구FC도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지리를 받고 있습니다. 대구를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스포츠 열기를 분석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여태까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짚어봤는데요. 왜 대구에서 이렇게 뜨거운 프로 스포츠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잠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KBO 리그, K리그 둘 다 역대급 인기 흥행하고 있는데, 제가 실제로 주변에서 봐도 약간 문화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삼성 게임이 있는 날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시내에 많아요. 그러면 오늘 야구 게임이 있구나, 그다음에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분들이 아파트 위에서 보이면 오늘 축구 게임이 있구나, 이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니폼을 갖춰 입고 다니신단 말이죠. 옛날에는 아주 열렬한 팬들만 그랬는데 지금은 누구나 야구장, 축구장 가는 분들이면 어렵지 않게 그렇게 하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 그다음에 이렇게 뜨거운 프로스포츠 시대가 된 이유를 잠깐 한 교수님이 살짝 언급은 하셨는데, 한 교수님 왜 이렇게 됐을까요? 지금 이 뜨거운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습니다만 주변부터 한번 생각해보면 최근에 스포츠를 대상으로 또는 스포츠를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특히 야구와 축구를 활용한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여러 방송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이 야구와 축구 종목에 접근하고 호기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또 이러한 것들이 아까 말씀 주신 저지를 입는 것과 같이 사회적 밈으로 발전되기도 했고, 사실 저도 오늘 올 때 야구 얘기할 때는 야구 저지를 입고 축구 얘기할 때는 축구 저지를 입을까 생각할 정도로 이게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지금 발전하고 있고. 또 그와 동시에 특히 우리 지역을 국한해서 본다면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놀거리가 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대 현상으로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석 기자 어떻게 보십니까?
[석원 대구MBC 기자]
전반적으로 지금 프로스포츠 인기가 어마어마하죠. 양대 종목, 야구와 축구가 다 관중 신기록을 쓰고 있는데 가장 큰 거는 코로나19 시대가 엔데믹 되면서 나타난 현상에 가장 큰 원인이 하나 있다고 보고요. 억눌렸던 감정들이나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들이 다양한 측면으로 발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유독 프로스포츠 자체에 몰린 이유는 앞서 한준영 교수님 말씀처럼 예능 프로그램이나 이런 데서 다루는 요소도 매우 크다고 봐요. 왜냐하면 한때 모든 예능 콘텐츠가 먹는 것들이 집중됐던 시기가 있습니다. 미식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그때는 사람들이 맛집을 다들 찾아다니셨거든요. 물론 지금도 다니시죠. 그러다가 그 이후에 나타난 게 연예인들을 데리고 해외를 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해외여행이 원래도 많았지만, 더더욱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제는 앞서 말씀하신 연예인들이나 은퇴한 선수들이 같이 야구, 축구를 하는 시대를 넘어서 최근에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들을 보면 연예인들이 관전하는 콘텐츠들도 굉장히 많이 올리거든요. 관전하면서 그곳에서 먹거리를 즐기고, 여행하고, 그러면서 메인 콘텐츠로 경기를 보는 거죠. 결국은 이 콘텐츠 자체로 소비되면서 이것들이 굉장히 핫한 아이템으로 자리했고, 그럴 수 있었던 배경은 다시 또 역으로 돌아와서 SNS라든지 각종 사람이 지금 소비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이 콘텐츠를 다뤘을 때 ‘좋아요’가 제일 많이 눌리기 때문에 그런 것도 큰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현장에서 관찰을 하실 때 여성 팬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런 느낌이 있으세요?
[석원 대구MBC 기자]
두드러진다는 표현이 좀 작습니다. 어마어마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획기적입니까?
[석원 대구MBC 기자]
전에 저의 기억에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자주 가던 시절만 해도 야구장에 가면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남성분이 주축이었습니다. 지금은 여성 팬이 구장 전체로 봐도 상당한 비율이고요. 특히 각 팀의 주 수입원인 굿즈, 유니폼을 파는 샵들을 가면 저보다 어린 여성분들이 절대다수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석 기자도 연배가 만만치 않으시니까요. 웬만하면 다 동생일 것 같은데··· 한 교수님, 여성분들이 폭발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여성분들이 최근에 생활체육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한가요? 축구하시는 분들 같은 분들 있고. 이거는 전반적인 어떤 프로스포츠 관중의 증가세, 문화의 정착 과정에서 여성 팬들의 증가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그렇습니다. 여성 팬들이 증가했다고 보는 것보다는 사실은 참여가 아주 예전과 비교하면 터부시되었던 부분이 지금 열리기 시작하면서 정상화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 체육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여러 여학생이 신체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사회로 연결되면서 여러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여성들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좀 더 좋을 듯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 현상은 바람직한 게, 그래야지 이게 가족들이 같이할 수 있는 하나의 바람직한 여가 문화 선택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짧게 이거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한 교수님, 전국적인 현상 중에서도 우리 대구 지역의 프로스포츠 열기가 더 강하다고 보십니까?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저는 그렇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예,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들 스포츠를 좋아하고, 전국적인 흐름이지 굳이 대구만 유독 더 많다, 더 적다고 이야기하기는 조금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석 기자는 어떻게 보십니까?
[석원 대구MBC 기자]
전국적인 흐름이라는 측면은 맞긴 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올 시즌 같은 경우 초반에 매진 행진을 이끌었던 게 한화이글스였습니다.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가 매진 신드롬을 일으키고 모든 매체가 대전에 집중했죠. 왜냐하면 류현진 복귀도 있었고요. 또 대전 팬들이 초반에 한화가 잘했을 때 엄청난 응집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대구의 야구, 축구에 있어서 이런 현상이 전국적인 것과 조금은 다르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는 지점은, 두 팀이 물론 삼성은 한때 왕조 명가였고 대구FC가 시민구단 중에 굉장히 활발하고 선진적으로 움직이는 팀이지만, 두 팀의 현실이 그렇게 탑 레벨 팀이 아닙니다. 이슈를 불러 모으는 팀들이 아닌데도 지난해부터, 지지난해부터 매진이라든지 관중 동원력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탑이었거든요.
이런 부분은 저는 공간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유일하게 두 구단이 다 새로 지은 경기장을 쓰고 있고요. 아주 쉽게 보면요, 이곳에 와서 가족들이 같이 사진을 찍는다든지 개인이 와서 인스타에 사진을 올린다든지 이런 것들이 너무 예쁘게 나오고, 내가 이곳에 온 게 절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못지않게 세련된 콘텐츠로서 소비되기 때문에 그런 지점이 대구에서 더더욱 깊이 있고 좀 단단하게 자리 잡는 그런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금까지는 굉장히 긍정적인 측면들을 두 분 다 말씀을 주셨습니다만, 이런 거에 대한 평가 포함해서 앞으로 내실을 더 채우기 위해서는 이런 점을 신경 좀 더 썼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 끝으로 마무리 말씀으로 듣고 오늘 시간을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한 교수님 말씀 주실까요?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지금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오늘 특별히 따로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말씀드리는 건데, 단순히 경기 또는 그 경기를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서 경기 전에도 어떠한 이벤트를 통해서 팬들이 만족도를 느껴야 하고, 경기 중에도 그렇고 후에도 그렇고, 이것이 전, 중, 후가 이어지는 다양한 팬 경험 활동이 여전히 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특히 대구 같은 경우에는 경기 전에 어디 모여서 테일게이팅을 한다거나, 경기를 마치고 서울의 신촌과 잠실과 같이 팬들이 가서 그 뒤 여흥을 즐기는 이러한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까 경기 중의 경험밖에 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경기 전·중·후에 따른 팬 경험 활동이 조금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까 석 기자님 말씀해 주셨지만, 야구와 축구가 모두 새 경기장에서 이루어지긴 합니다만 한 가지 좀 씁쓸한 부분은 특히 올해 삼성라이온즈의 라이온즈파크가 3월, 4월에 경기장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와 반대로 또 대구FC의 DGB파크 같은 경우에는 피치 상태가 좋은 걸로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기도 했고요. 이러한 것들이 좀 일관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게끔 경기장, 새 경기장이니까 더욱 좋은 상태로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고 또 관중들도 그것을 즐길 수 있게끔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프로구단이다 보니까, 다른 일반적인 기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사회적 책임 활동이 조금 더 비시즌 중에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특히 야구를 보게 되면 144경기가 있으니까 시즌 중에는 무언가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비시즌 중간에 팬들과 소통하고 사회적인 책임,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조금 더 증가되어야 하는데 시즌을 하고, 포스트 시즌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또 훈련을 하고, 이게 계속 쳇바퀴 돌듯 돌아가니까 그런 부분이 항상 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도 우리 지역의 스포츠들이, 이거 뭐 어떻게 해석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정치나 교육이나, 또는 여러 가지 사회 제도에 있어서 우리 지역 주민들이 참 상당히 답답함을 많이 느끼지 않습니까? 이것을 굳이 뭐 효능감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우리 지역의 스포츠들이 그러한 최소한의 만족, 또는 응원으로부터 나오는 효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우리 지역의 스포츠를 찾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서, 아마 팬들의 지지와 응원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은 됩니다만, 그런데도 구단들은 이것이 당연한 게 아니고, 이것을 통해서 더 증진될 수 있는 활동들, 관리들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석 기자는 어떻게 보십니까?
[석원 대구MBC 기자]
큰 틀에서는 한준영 교수님의 말씀에 굉장히 동의하고, 늘 강조하시는 부분들이 빠르게 조금씩 더 퍼져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크게 딱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고 싶은데요. 과거, 미래 그리고 주변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특히 대구에서 야구란 콘텐츠는 저희 또래 아니면 저보다 조금 연배가 있으신 또래들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경험했던 콘텐츠가 바로 프로야구거든요. 그런데 어느새 보면, 특히 이 아버지 세대들 같은 경우 굉장히 즐길 게 없는 시대이기도 해요. 저희부터 진짜 아버지와 같이 한번 가볼 만한, 옛날 시민운동장이랑 이렇게 다르다고 보여줄 만한 공간으로서 라팍이 있고요.
반대로 또 미래 측면도 있죠. 왜냐하면 예전에는 어린 친구들이 딸들은 스포츠를 싫어해서, 또 지금 같은 경우는 아들들은 게임한다고 스포츠에 대해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도 하거든요. 이런 것들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라팍이든 대팍이든 한두 번만 가보고 나면, 제가 실제로 본 사례들입니다. 경험하고 나면 느끼고 본인들이 먼저 찾더라고요. 이런 것들이 늘어나면서 좀 이런 문화가 주변으로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대팍 같은 경우는 굉장히 효과를 보고 있죠. 주변 도심 자체가 변하고, 구도심이 굉장히 살아나는 효과를 이미 보여줬고요. 라팍은 주변에 별 시설이 없지만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도시철도를 이용한 라인들이 라팍에서의 경기를 통해서 같이 주변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면, 앞서 한준영 교수님 얘기하신 것처럼 주변의 어떠한 축제 같은 느낌이 들 거고요. 이 두 곳의 성공 사례가 그러니까 종목적인 성공, 주변의 성공이 지역의 성공처럼 보여서, 이런 여파가 또 넘치고 넘쳐서 겨울 시즌을 책임지고 있는 농구가 또 농구로서의 콘텐츠, 주변까지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은 새로운 구장에서 팬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야구와 축구 소식을 살펴봤습니다. 한준영 교수님, 석원 기자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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