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복귀포’ 조영욱, 양보의 아이콘 등극?…“등번호·주장 완장 밀어줬다, 팀 승리가 우선” [MK인터뷰]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7. 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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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복귀 후 천금 같은 복귀포로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탠 조영욱이다. 그는 FC서울의 승리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했다.

서울은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홈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8승 6무 8패(승점 30)으로 6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달 수원FC, 강원FC, 전북현대 3연승 후 직전 경기 제주유나이티드전 2-3 패배로 잠시 주춤했으나, 연패로 이어가지 않으며 짜릿한 승리를 만들었다.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날 조영욱은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강성진, 린가드가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끌어당길 때 비어있는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전반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선제골을 허용 후 서울이 분위기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조영욱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서며 경기력이 살아났고, 0-1로 뒤진 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권완규가 떨궈준 볼을 헤더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주심은 VAR실과 오랜 소통 끝에 득점을 인정했다. 조영욱은 뒤늦게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지난 4월 김천상무전 득점 후 부상을 입었던 조영욱은 제대로 복귀포를 터뜨리며 환호했다.

경기 후 조영욱은 “4월 27일 대전 원정에서 부상을 입고 두 달 만에 선발로 나서서 다시 대전이랑 맞붙었다. 오늘 득점도 하고,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특히 연전승이라서 무척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김기동 감독은 첫 번째 로빈 후 팀이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조영욱은 “이 팀의 한 선수로서 팀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있다. 밖에서 바라보는 팬들께서도 더 잘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부상 후 복귀포를 터뜨린 것에는 “사실 부상 이후 복귀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저도 조급함이 있었다. 그러면서 부상이 조금 더 길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더 쉰 만큼 몸상태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아서 마음고생했었다”라며 “그런데 이런 부분을 감독님과 동료들이 알아줬다. 옆에서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늘 하던 대로 하면 다시 잘할 것이라고 다독여주고 많은 도움을 줬다. 오늘 제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팀원들, 감독님, 코치님들이 곁에서 많이 도와줘서였다”라고 했다.

득점 후 VAR 판독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판독 결과를 기다리며 조영욱은 간절한 모습이었다. 이에 조영욱은 “시즌 초반에도 득점이 취소된 바 있다. 오늘도 득점을 체크하길래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다. 벤치에도 물어보니 애매하다고 해서 더 마음을 내려놓은 것도 있었는데, 득점 인정 후 정말 좋았다”라며 “오늘 심판들의 판정을 아주 존중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겨울 전지훈련 당시 조영욱은 리그 10골을 목표로 내세웠다.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조영욱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저도 많은 생각을 하고, 여전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여전히 유효한 목표고 그에 맞춰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조영욱은 서울의 부주장이다. 기성용이 여전히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가운데 오늘 선발로 나서며 주장 완장을 찰 것으로 보였지만, 완장은 린가드가 찼다.

이를 두고 조영욱은 “린가드는 많은 선수들이 잘 따르는 선수다. 경기장에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되는 선수다. 린가드가 경기장에서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기술만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나 투지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그를 따른다”라며 “사실 어제 감독님께서 훈련 후 따로 부르셔서 내일 제가 선발로 나설 예정인데, 주장 완장은 린가드에게 넘겨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린가드의 기를 더 살려주기 위해서였고, 또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제가 양보해주면 어떻겠냐고 부탁하셨다. 저 역시 팀이 잘 되는 것이 먼저였기에 모나게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부주장의 역할이라 생각해 받아들이고, 완장을 넘겨줬다. 오늘 서로 골도 넣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약간의 씁쓸함(?)을 보인 조영욱은 “번호도 양보하고, 주장 완장도 양보했다. 그래도 잘해주고 있으니까, 팀이 잘 되고 있으니까, 저는 그걸로 됐다”라고 덧붙였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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