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꽃과 나무 이야기…‘식물에 관한 오해’外 [신간소개]

이나경 기자 2024. 7.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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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하루, 일생은 꽃과 나무, 숲과 풀의 자연을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아래에는 흙과 모래가 펼쳐져 있어 식물이 뿌리내리기에 무리가 없고, 주변 경쟁 식물이 없기에 도시살이를 하는 식물엔 최선의 삶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자리에서 수백 년을 거뜬히 사는 느티나무, 영하 60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수꽃다리속 식물은 물론 라일락을 정원에 심고 관리하는 사람보다 그 옆의 나무가 더 오래 살아갈 확률이 높다.

식물의 생존전략 역시 알수록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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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하루, 일생은 꽃과 나무, 숲과 풀의 자연을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아침에 마주한 밥상에서는 쌀과 빵이 식탁을 풍요롭게 하고 나물과 과일은 영양소를 더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등굣길과 출근길에는 주황빛의 능소화와 붉은 장미가 하루의 색채를 더한다. 식물은 또한 비일상적인 추억을 선물한다. 여름철 가족과 함께한 캠핑장의 숲 내음, 캐럴이 울려 퍼지는 겨울 거리를 메우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러하다. 언제나 마주하는 식물에 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면 세상의 즐거움이 하나 더 해질 것이다. 한국과 미국, 동서양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식물에 관한 두 가지 책을 소개한다. 자연의 세계를 이해하다 보면 그 안에 인생의 지혜도 담겨있다.

■ 전투적이고 전략적인 자연의 세계…‘식물에 관한 오해’

‘식물에 관한 오해’ (위즈덤하우스 刊)

지난 5월 말 출간한 ‘식물에 관한 오해’(위즈덤하우스 刊)는 식물 세밀화가이자 16년 넘게 식물을 관찰해 온 원예학 연구자인 이소영 저자가 깨달은 식물에 관한 편견을 되짚은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에서 꽃과 나무의 세계에 접근하며 인간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흔히 보도블록 틈새를 비집고 피어난 민들레를 보며 척박한 환경에서 피어났다고 가여움과 대견함을 느낀다. 저자는 틈새라는 공간을 다시 살펴보라 말한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아래에는 흙과 모래가 펼쳐져 있어 식물이 뿌리내리기에 무리가 없고, 주변 경쟁 식물이 없기에 도시살이를 하는 식물엔 최선의 삶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쩌면 식물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강인한 존재가 아닐까. 한자리에서 수백 년을 거뜬히 사는 느티나무, 영하 60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수꽃다리속 식물은 물론 라일락을 정원에 심고 관리하는 사람보다 그 옆의 나무가 더 오래 살아갈 확률이 높다.

식물의 생존전략 역시 알수록 흥미롭다. 도깨비바늘, 우엉과 같은 식물은 동물의 털에 잘 붙기 위해 씨앗이 가시나 갈고리 형태로 진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인간에게 발명의 아이디어를 주며 운동화부터 국제우주정거장의 장비까지 널리 이용되는 ‘벨크로’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총 4부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능동적인 관점에서 식물의 지혜와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전한다.

■ 냄새의 언어로 나무를 알아가기…‘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에이도스 刊)

지난 4월 출간한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에이도스 刊)은 미국 최고의 자연작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국내 번역서다.

미국 코넬대에서 생태학과 진화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자연세계에 대한 과학적 탐구와 성찰로 ‘특이한 천재’라는 수식어를 자랑한다. 2023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된 바 있는 전작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에 이어 이번 신간에서 그는 나무의 내음과 후각에 초점을 맞추며 독자를 자연의 세계로 안내한다.

“나무는 향기 분자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균류를 유혹하고, 곤충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며 미생물에게 속삭인다. 나무 내음은 그들의 언어이기에 그 내음을 맡는다는 것은 나무의 언어를 듣고, 자연의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나무와 인간은 수백만 년 진화의 역사에서 얽히고 설켰다. 나무들끼리 또는 곤충에게 보내는 향기 분자 신호를 해독하는 능력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인간의 신경 세포에 남아있다. 인간이 숲에서 위로와 편안을 느끼는 이유다. 책은 은행나무, 소나무부터 스튜에 담긴 올리브 잎이 전하는 가족의 따뜻함, 나무에서 피어나 인류를 문명으로 이끈 가구와 불, 책까지 인간과 뗄 수 없는 나무의 세상을 소개한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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