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욕망하는 햄릿 공주...국립극단 연극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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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어도 고전이 계속 관객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것이 인간의 보편적 속성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객을 맞은 국립극단 연극 '햄릿'(각색 정진새·연출 부새롬)은 후자에 해당된다.
연극은 복수심에 불탔던 원작의 햄릿을 권력을 욕망하는 세속적 인간으로 묘사한다.
작품 내내 권력을 좇는 햄릿을 결국 관객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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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실존 고뇌에서
왕위 되찾으려 싸우는 인물로
이봉련 햄릿의 다층적 연기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최근 관객을 맞은 국립극단 연극 ‘햄릿’(각색 정진새·연출 부새롬)은 후자에 해당된다. 죽음과 복수 앞에서 실존적 갈등을 겪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던 원작을 이 ‘햄릿’은 정치물로 바꿨다. “왕이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계승자 햄릿을 보고 싶었다”는 부새롬 연출가의 말처럼 ‘햄릿’은 권력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간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린다. 원작에서는 생략되거나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들이다.
“약한 자의 자리는 항상 악한 자에게 빼앗기지. 악한 자여, 그대의 실체는 무엇인가.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 왕궁은 정말 최악이다.”
연극은 복수심에 불탔던 원작의 햄릿을 권력을 욕망하는 세속적 인간으로 묘사한다. 작품 내내 그는 “(왕좌는) 원래 내 자리였다”며 분노하고 “내가 왕이 되면...”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등 왕위에 집착을 보인다.
연극은 다른 인물들이 처한 현실적 상황도 자세히 제시한다.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가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것이 햄릿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총리 폴로니어스가 왕가의 견제를 피해 가문의 힘을 키우려 하는 맥락, 선왕 못지 않게 조카 햄릿을 아꼈던 클로디어스가 햄릿의 왕위를 찬탈한 이유 등이 소개된다. 모두 원작에는 없는 내용들이다.
작품 내내 권력을 좇는 햄릿을 결국 관객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 정치를 의식하지 않는 오필리어에게 햄릿이 “나무나도 순진해서 온몸에 힘이 빠지는군”이라고 지적할 때는 오히려 햄릿이 안쓰럽게 느껴지고, 복수할 능력이 없는 그가 야심차게 뱉는 대사 “착한 공주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악한 공주는 뭐든지 할 수 있지” 역시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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