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UP] '피노키홍' 사태에 홍명보 "마지막 도전...나를 버렸다"

이정미 2024. 7. 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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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전화연결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축구대표팀 홍명보 신임 감독의 입에 이목이 쏠린 저녁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나를 버렸다"면서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은 승부욕이 생겼다"는 말로 수락 이유를 밝혔는데요.선임 과정의 절차 논란은 여전합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박문성]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울산 팬들이 화가 많이 났습니다. 거짓말쟁이라면서 현수막까지 내건 모습 함께 보셨는데요.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은 승부 욕이 생겼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박문성]

여전히 납득하기가 어렵죠. 그러니까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울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많은 팬들의 걱정 혹은 분노 이런 것들에 대해서 홍명보 감독이 직접 그런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다음에 선임 발표가 났고 어제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자신의 일주일 전의 말을 뒤엎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을까, 이걸 살펴보면 그러지 못했다고 보고요. 그 이유 중의 하나로 들었던 게 나를 버리겠다. 한국 축구만 생각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이유로 들었던 게 그러면 국가대표팀이라고 하는 자리가 가장 영예로운 자리 아닙니까? 자신을 버려야지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가장 정점의 자리로 올라가는 겁니다. 그러면 그건 실제로 자신을 버리는 게 아니죠.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로 올라가는 것이고요. 그 문제가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자신을 버린다고 그러면서 대한민국 축구만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그 인식에도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국가대표는 한국축구고 울산과 K리그는 한국축구가 아닌가요? 혹은 대표팀은 위에 있고 K리그는 밑에 있는 건가요? 우리가 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 갖고 있었던 대표팀을 위해 K리그는 포기하는, 희생한다는, 이제는 지나가버린 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듣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앵커]

나를 버린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씀이신데요. 홍 감독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자질 문제라기보다는 수 차례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가 번복했기 때문아니겠습니까? 홍 감독 입장 발표 내용 다시 한 번 듣고 오겠습니다. 논란이 좀 진화될 수 있을까요? 홍명보 감독은, 선임 절차에 대한 문제 지적에는, 일단 말을 아꼈습니다. 다시 듣고 왔는데 홍 감독의 입장 발표로 논란이 좀 진화될 수 있을까요?

[박문성]

어제 기자회견이 있었고요. 하룻밤이 지났는데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죠. 팬들의 분위기도 그렇고요. 많은 미디어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제 기자회견이 더 여론을 악화시키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건 국가대표라고 하는 최고의 영예에 올라가는 거는 저는 오히려 담백하게 얘기하셔도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었다, 최고의 도전이기 때문에 울산과 K리그에는 너무 미안하고. 일주일 전에 말한 건 정말 미안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정도로 담백하게 얘기하는 게 맞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떤 게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냐면 일주일 전에 울산을 떠나지 않겠다고 얘기하실 때 그때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텐데 무슨 이야기를 스스로 하셨냐면 지금 국가대표 선임의 시스템에 대해서 굉장히 강하게 비판하셨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축구협회 전무로 활동할 때가 있었죠. 행정을 책임질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를 이야기하면서 내가 그때 협회에서 일을 할 때 이런 감독 선임에 대한 모든 시스템을 다 만들어놨다. 그런데 지금 이런 시스템이 전부 다 엉망이 된 것이 아니냐, 이런 시스템에서는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성공할 수 없고 좋은 감독을 데려올 수 없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런 얘기도 했죠. 혹시 지금 협회에 개인적인 이해 때문에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옵션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라고 아주 강하게 저격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물어본 것이 지난번의 그것을 떠올리면서, 이런 시스템이나 과정이 잘못됐다고 얘기했는데 그러면 잘못된 시스템에서 감독으로 선임된, 어찌 보면 낙점된 홍명보 감독이 스스로 그 원칙을 깬 것이 아니냐라고 했을 때 실제로 그 대답에 대해서 내가 그 시스템은 알 바가 아니다. 나는 감독이었고 대상이었기 때문에 나는 결과만 듣고 수락을 한 것이다, 이렇게 또 얘기를 했다는 거죠. 일주일 전에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 시스템, 즉 과정과 절차라고 이야기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과정과 절차는 내 알 바가 아니고 나는 결과로서 고민을 했고 수락을 했을 뿐이다.

저는 이런 것이 일주일 전과 일주일 후가 왜 달라져야 하는지. 그리고 이미 우리 사회에서 갖고 있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과 절차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일반적인 상식이 된 그거마저도 스스로 무너뜨려야 될 무엇이 더 있었을까. 이런 답답함과 아쉬움이 있는 거죠.

[앵커]

홍명보 감독은, 선임 절차에 대한 문제 지적에는, 일단 말을 아꼈는데요. 절차는 자신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그런데 소통이 전혀 없었을까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홍명보 감독에게 공식적으로 감독을 맡아달라라는 이야기는 마지막에 했을 수 있겠죠, 지금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전에는 전혀 없었을까. 아니죠. 우리 기억을 5개월, 6개월 전에 돌려보시죠. 2월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났을 때 홍명보 감독이 1순위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때도 울산 팬들이 트럭까지 동원해서 시위를 한 적 있죠. 우리 감독 빼가지 말라. 그리고 그 이후에도 숱하게 홍명보 감독이 1순위거나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이라고 떠올랐고. 어제 기자회견을 하면서 홍명보 감독도 또 그렇게 표현합니다, 스스로 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내 이름이 수시로 오르내렸고 나는 그런 과정에서 난도질 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결국 자기가 스스로 계속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는 거죠. 마지막에서야 알았다? 저는 그거는 우리가 그동안 지켜왔던 혹은 스스로 말씀하셨던 것과도 배치된다. 그전에도 이미 알았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앞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곧바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어제 홍 감독은 박 위원의 지적을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요?

[박문성]

그 부분은 홍명보 감독이 얘기한 것이 상식적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맞죠. 사실 그전에 축구협회가 박주호 위원이 그 과정에서 중요했던 절차 이런 부분에서 문제제기를 했다고 그걸 예를 들어서 서로 토론하거나 논의하거나 머리를 맞대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바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이런 발표 자체가 굉장히 우습고 잘못된 반응이죠. 기본적으로 협회라든지 모든 조직은 건강하게 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들, 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모여서 그것들이 하나로 수렴되는 과정이 있어야 될 텐데. 말하지 말라는 거잖아요. 박주호 위원에게 말하지 말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말하지 말라.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주고 있는 건데 그래서 되겠습니까? 저는 초유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 물론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야 된다고 하는 서약서가 있고 그거에 근거해서 했겠죠. 하지만 아무리 그런 게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축구의 위기. 5개월 동안 감독조차 선임하지 못하는 이 위기 속에서 다양한 힘과 지혜들이 하나로 모여서 가도 될까 말까 한 시국에 의견을 냈다고 해서 바로 법적으로 대응을 한다? 이거는 이미 그 자체가 축구협회가 너무나 잘못한 거고요. 홍명보 감독의 어제 이야기는 그건 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에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박문성 해설위원과 함께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문성]

고맙습니다.

YTN 이정미 (smiling3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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