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주의보
서울문화사 2024. 7.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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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가슴이 쓰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증상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문제다.
방치하기 쉬운 질병
예전엔 역류성 식도염은 위 수술을 받은 환자나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질병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36만 명이었는데, 2020년 463만 명으로 무려 13배 증가했다. 이유가 뭘까? 고령 사회, 서구화된 식습관, 경쟁과 피로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시간에 식사를 챙기지 못하거나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우는’ 경우도 많다. 직장인이라면 커피나 술을 끊기 어렵고, 외식할 때 기름진 음식을 피하기도 어렵다. 이는 곧 질병으로 이어지고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문제는 역류성 식도염을 흔한 질병으로 여겨 그냥 참고 넘긴다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도 금방 사라지다 보니 ‘잠깐 이러다 말겠지’, ‘괜찮겠지’ 하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만성화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의 강력한 산을 견딜 수 있는 위장의 점막과는 달리 식도의 점막은 위산을 견딜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식도에 염증이 발생하고 통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며 합병증으로 이어지다가 심하면 암으로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약으로 증상을 조절하기 쉽지만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재발을 막으려면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이란?
위액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이라고도 한다. 미란은 피부나 점막의 표피가 박리돼 진피나 점막밑 조직이 노출된 상태를 말한다. 주된 증상은 목 이물감, 흉통, 가슴쓰림, 신물 올라옴 등이 있으며 트림, 만성 기침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아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반면, 증상이 심각하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경증인 경우도 많다.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목 이물감은 의학적으로는 ‘삼킴곤란’이라고 하는데, 목에 가래가 끼거나 막힌 느낌이 있고 음식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기침을 해도 이런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식도가 조이는 듯한 흉통도 역류성 식도염에서 자주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다. 가슴쓰림은 화끈거리거나 뜨거운 것이 가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듯하거나 뻐근하게 아픈 증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는 명치 부근에서 발생한다. 위액이 입과 목까지 역류하기도 하고 잦은 트림이 나오면서 수면 장애나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증상이 없는 경우다. 다른 질병 검사나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도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기보다는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라고 여기며 근처 약국에서 위장약을 구매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생명에 위협적일까?
질병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양성이 있다. 다행히 역류성 식도염은 양성 질환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위산 역류로 식도 점막이 반복적으로 손상되면 그 점막이 편평상피에서 위 점막과 동일한 원주상피로 바뀌는 ‘바렛 식도’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 바렛 식도가 식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연구에서 바렛 식도와 식도암은 백인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동양인의 유병률은 낮다고 밝혀져 있지만 드물게는 식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증상에 따라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식사 때마다 가슴쓰림이 생기면 식사 자체를 즐기기도 어렵다. 식도 점막이 심하게 손상되면 식도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고, 토혈이나 하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상에서도 증상이 신경 쓰여 집중력이 저하되고, 일이나 학업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몸을 구부리는 동작, 근력 운동을 할 때도 힘이 든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가슴쓰림이나 가슴 통증 같은 불쾌한 증상 때문에 수면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귀 통증도 일으킬 수 있다. 식도 위쪽에 있는 목과 입은 하나의 관으로 이어져 있는데, 목에는 이관이라는 얇은 관이 있어 귀와 연결돼 있다. 목까지 역류한 위산이 이관을 통해 귀까지 가면 중이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은 여러 가지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으면 미루지 말고 제때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잘 걸릴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 역류성 식도염 진료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60살 이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 40~59살 비율이 높고, 40대 미만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살 이상의 경우, 연평균 24.9%의 역류성 식도염 진단 증가율을 보였다. 이유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위산의 분비량과 소화 기능이 저하되며 약물 복용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평소 고지방·고자극 음식을 즐기는 사람도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 쉽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산의 분비를 늘리고 소화되기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고 이로 인해 역류가 일어날 수 있는 것. 카페인이 들어 있는 녹차나 커피,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 술 등도 모두 고자극 음식에 포함된다. 음식을 빨리 먹거나 많이 먹는 경우도 위험군에 해당한다. 음식을 씹지도 않고 삼키면 오랫동안 위에 정체되며 많은 위산을 발생시킨다. 과식 또한 마찬가지인데, 위산은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많이 분비된다. 복부 비만으로 배에 내장 지방이 많은 사람도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 쉽다. 내장 지방은 배의 장기 주위에 붙는 지방으로 위를 압박해 위산의 역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지나치게 마른 사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른 사람은 가슴쓰림의 증상을 더 자주 호소하는 편인데, 원인은 위의 위치가 정상 위치보다 아래로 내려가 있는 경우가 많아 음식을 위장으로 보내는 속도가 늦고 식도 하부로 역류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변비, 수면 시 무호흡증,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 쉬우니 신경을 써야 한다.
✔ CHECKLIST
□ 마른기침이 3~4주 이상 지속된다.
□ 목 안에 이물감이 있는 듯 불편하다.
□ 속이 답답하고 자주 쓰리다.
□ 잦은 트림과 신물이 올라온다.
□ 흉부 작열감이 있다.
*위의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을 것.
에디터 : 최주현(프리랜서)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참고도서 : <역류성 식도염, 소화기과 명의가 가르쳐주는 최고의 치료법 대전>(보누스), <역류성 식도염 바로 알면, 바로 낫습니다!>(바른북스), <제대로 알자!! 일상생활 개선으로 정복하는 역류성 식도염>(대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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