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곡·연습곡 등 다양한 변주… “베토벤 예술의 축소판”[이 남자의 클래식]

2024. 7.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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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곡(Variation)이란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여러 형태로 변형시켜 이루어진 악곡 양식을 뜻한다.

'이건 마치 구둣방에 굴러다니는 가죽 쪼가리 같군.' 그러나 베토벤은 어떠한 이유에서였는지 작품을 수락했고 1819년에 23개의 변주곡을, 그리고 4년이라는 시간을 묵힌 뒤 1823년에 10개의 변주곡을 더해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명실공히 가장 위대한 변주곡 작품 중 하나로 베토벤 말년의 원숙미와 파격미 모두를 드러내고 있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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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디아벨리 요청으로 만든 작품
베토벤 모든 작곡기법 총망라
말년의 원숙미·파격미 담아내
가장 위대한 변주곡 중 하나

변주곡(Variation)이란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여러 형태로 변형시켜 이루어진 악곡 양식을 뜻한다. 수많은 작곡가가 다양한 변주곡을 남겼지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건반악기의 변주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이다.

작품의 탄생 배경이 독특하다. 1819년 빈의 음악 관련 출판업자인 안톤 디아벨리(1781∼1858)는 간단한 왈츠 주제를 하나 작곡한다. 그러고는 자신이 작곡한 이 짤막한 왈츠를 자신이 직접 선정한 당대 50명의 음악가에게 보내 각자 하나씩의 변주곡을 작곡해 줄 것을 요청한다. 당시 작곡 요청을 받은 작곡가로는 그 유명한 ‘가곡의 왕’ 슈베르트와 피아노 교본으로 유명한 체르니, 11세의 소년 리스트 그리고 당연히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베토벤도 포함돼 있었다.

디아벨리의 계획은 이랬다. 빈, 더 나아가서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작품들을 하나로 엮어 출판해 거기서 얻게 될 수익금으로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희생당한 미망인과 고아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셈이었다. 하지만 디아벨리가 보낸 그저 그런, 평범한 왈츠의 주제를 받아본 베토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건 마치 구둣방에 굴러다니는 가죽 쪼가리 같군.’ 그러나 베토벤은 어떠한 이유에서였는지 작품을 수락했고 1819년에 23개의 변주곡을, 그리고 4년이라는 시간을 묵힌 뒤 1823년에 10개의 변주곡을 더해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원래의 요청이었던 하나의 변주곡이 아닌 무려 33곡의 변주로 이뤄진 대규모의 변주곡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고는 악보 표지에 ‘변주곡(Variationen)’이란 제목 대신 ‘페어앤더룽엔(Veränderungen)’ 즉 ‘변화 혹은 변용’이란 제목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작품이 디아벨리의 주제에 의한 단순한 변주곡이 아닌, 주제의 본질만을 취해 한층 더 변화된 독창성이 가미된 작품임을 강조했다.

당시 베토벤의 나이 53세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4년 전이었다. 이 시기는 베토벤의 인생이나 음악에 있어 후기의 시기로 작품엔 베토벤의 심오한 예술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우선 디아벨리가 제시했던 3박자의 왈츠 주제를 베토벤은 첫 번째 변주부터 행진곡풍의 4박자로 바꿔 변주하는가 하면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선율을 가져와 차용하기도 했다. 또 종곡에 이르러서는 기존의 관례인 푸가 대신 산뜻한 미뉴에트를 배치시키는 등 파격적인 실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두고 음악사가 그라우트는 “베토벤의 숭고한 것과 기괴한 것, 심원한 것과 소박한 것이 함께 공존한다”고 평했으며, 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베토벤 예술의 축소판”이라는 평으로 작품에 의미를 부여했다.

디아벨리 변주곡은 압도적인 스케일 안에서 즉흥곡, 연습곡, 푸가, 스케르초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다이내믹, 위트 등을 가미해 가히 베토벤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작곡 기법을 망라하고 있다. 명실공히 가장 위대한 변주곡 작품 중 하나로 베토벤 말년의 원숙미와 파격미 모두를 드러내고 있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1819년 작곡에 착수해 4년 뒤인 1823년에 완성했다. ‘카피 운트 디아벨리’에서 출판됐으며 안토니 브렌타노에게 헌정됐다. 높은 난도 때문에 잘 연주되지 않다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재조명을 받게 됐고, 현재 유수의 피아니스트들에 의해 연주와 녹음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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