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 사장, "갤Z6 판매량, 전작 대비 10% 성장 기대"
50만원 링 가격 아쉬움 지적에 "기술 고려하면 불가피"
'구글 AI 협업' 위협한 EU 반독점 조사에는 "상황 면밀히 파악"
[파리=뉴시스]윤정민 기자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최근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의 '폴더블폰 왕좌' 지위를 위협한 데 대해 오히려 걱정보다는 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에 따른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매번 전작 대비 10% 이상 판매 성장률을 기대해 왔던 만큼 노 사장은 이번 갤럭시 Z 플립6·폴드6도 카메라, 배터리 등에서 좋은 성능을 갖췄다며 전작 대비 판매 성장률 10% 이상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10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에서 신제품 갤럭시 Z 플립6·폴드6, 갤럭시 링, 갤럭시 워치7·울트라, 갤럭시 버즈3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갤럭시 Z 플립6·폴드6는 최근 중국산 폴더블 스마트폰의 공세를 잠재울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한 제품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위는 화웨이였다. 전체 310만대 가운데 3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3%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렸다. 폴드형 스마트폰 '메이트X5'와 플립형 스마트폰 '포켓2'가 전작 대비 기능과 성능이 크게 개선됐고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이 분 영향이 컸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에서는 화웨이가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이번 언팩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노 사장은 인공지능(AI), 카메라, 배터리 등에서도 완성도가 뛰어나다며 자사 제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50만원에 달하는 갤럭시 링…"아주 작은 폼팩터에 모든 부품 탑재 고려하면 불가피"
갤럭시 AI 통제 나선 EU…"법·규정 중요시할 것. 앞으로의 상황 지켜보는 중"
이날 언팩에서 신제품들이 공개된 뒤 주로 나왔던 소비자 의견 중 하나가 가격이었다. 행사 현장에서도 갤럭시 링 가격이 공개됐을 때 일부 참관객은 아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갤럭시 링 가격은 한국 기준 49만9400원, 미국 기준 399달러(약 55만원)이다. 경쟁사인 오우라 링이 299~399달러인 걸 고려하면 후발주자인데도 가격경쟁력에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가격에 대한 질의응답들도 이어졌다.
노 사장은 "굉장히 작은 사이즈(크기)에 센서, 배터리 등 모든 부품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와는 다른 형태의 배터리 등을 (갖춰야 한다)"며 갤럭시 링 출고가 책정 이유를 설명했다.
갤럭시 Z6 시리즈도 전작 대비 적게는 8만원, 많게는 20만원 이상 출고가가 올랐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여러 원자재 가격 인상, 부품 가격 인상, 여러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 환율 변화 등을 들며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 사장은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은 저희가 파트너사와 여러 국내 혜택 프로그램을 (제공해) 구매 부담을 경감시킬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에서 올해 연말까지 약 2억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때 밝힌 1억대보다 2배 더 많은 목표치다.
노 사장은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을 누구보다 먼저 세상에 소개하고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이 삼성 모바일의 혁신 정신"이라며 갤럭시 AI 지원 모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 견제로 삼성전자의 AI 생태계 확장이 위기를 맞았다. EU가 삼성전자와 구글의 AI 협업에 대해 반독점 조사 필요성을 검토한 것.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나노'가 삼성 스마트폰에 탑재됐는데 다른 AI 개발사의 폴더블폰 삼성 스마트폰 생태계 진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아닌지 확인해 보겠다는 뜻이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모든 비즈니스는 해당 지역과 국가의 법과 규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규격이 정해지면 당연히 따를 수 있게 하겠다"면서도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워치 '혈당 측정', 이번에도 없다…"단기간 내 어려울 듯"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 막바지에 삼성전자와 구글이 올해 중으로 확장현실(XR)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은 확장현실(XR) 동맹을 발표했는데 이와 관련한 성과가 드디어 나올 예정인 것이다.
하지만 삼성과 구글은 XR 기기에 앞서 XR 플랫폼을 우선 공개한다. 노 사장은 "기기 자체가 중요하지만 기기를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서비스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에코시스템(생태계)을 우선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XR 플랫폼 준비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 국내 취재진은 신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도 이어갔다. 예를 들어 갤럭시 워치 신작이 업계 예상과 달리 혈당 모니터링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노 사장은 "혈당 측정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선행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워치에 적용할 수 있는 완성도나 정확성 측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혈당 모니터링 추가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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