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 전통의약품과 시너지 낸다

김윤화 2024. 7.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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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합성화합물이나 생물체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만든 전통 의약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전통 의약품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약물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치료영역을 예방, 유지 등 질병의 전주기로 확대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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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SK바이오팜 등 디지털치료제 개발
"약물과 융합하면 약효 등 시너지 기대 가능"

국내 제약사들이 합성화합물이나 생물체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만든 전통 의약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환자의 생활습관 등을 교정해 약물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예방, 유지 등으로 치료영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인 비만 신약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사용가능한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식단, 운동 등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치료제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예상 상용화 시기인 2027년에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와 함께 쓸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뇌파 등 환자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뇌전증 발작 여부를 사전에 감지해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이 제품을 처음 선보인 적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전통 의약품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약물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치료영역을 예방, 유지 등 질병의 전주기로 확대할 수 있어서다.

한미약품은 디지털치료제를 비만약과 같이 처방하면 체중감량 등 비만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논의를 통해 비만영역에서 국내 첫 '디지털융합의약품' 허가를 노리고 있다.

김나영 한미약품 전무는 지난 4월 열린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포럼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단독요법보다 운동을 함께 할 경우 허리 체지방이 많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운동과 결합한 GLP-1 치료제의 경우 비만과 대사에서 우월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디지털치료제 ‘제로 글라스’를 착용한 모습.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현존하는 뇌전증 약물 중에서 완전발작소실율이 가장 높은 세노바메이트에 디지털치료제를 더해 환자의 발작증상을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디지털치료제 이름을 발작이 없다는 의미에서 '프로젝트 제로(0)'라고 정한 이유다.

실제 임상시험에서 디지털치료제는 전통 의약품과 함께 사용할 경우 치료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츠카제약과 클릭테라퓨틱스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울증 디지털치료제 '리조인'의 승인을 받았다. 두 회사는 임상에서 항우울증약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리조인을 함께 처방한 결과 약물만을 복용한 환자군보다 우울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치료제를 전통 의약품 등과 함께 사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디지털치료제만을 단독 처방하는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치료제 벤처투자금은 전년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아론 드가네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디지털치료제 벤처시장에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호 보완적인 자산을 인수해 통합된 서비스를 구축하는 유형의 거래는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비만약의 빠른 성장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간 통합의 또 다른 잠재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 의약품에 디지털의료기기를 융합하면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개선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기존에 개발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접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아이템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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