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 사태 한국계 빌 황, 미국서 유죄 평결
손기준 기자 2024. 7. 11. 08:00
▲ '마진콜' 유죄 평결 받은 빌 황
지난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로 월가를 송두리째 뒤흔든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씨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치러진 아케고스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 황 씨의 사기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12명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은 사기와 공갈 등 11개 혐의 중 10개에 대해 "죄가 있다"고 평결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황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패트릭 핼리건 아케고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사기와 공갈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이들 두 사람은 2021년 3월 일어난 마진콜 사태 사건의 핵심 피고인입니다.
당시 아케고스는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자금을 빌려 투자한 주식이 급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발 빠르게 담보주식을 블록딜로 매도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했지만, 다른 금융회사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당시 전체 손실액수는 100억 달러, 약 13조 6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당국은 집계했습니다.
2022년 미국 검찰은 황 씨 등을 기소하면서 이들이 금융회사를 속여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조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아케고스의 레버리지 비율은 한때 1천%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또,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아케고스의 사업을 '카드로 만든 집', 즉 불안정한 계획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황 씨 등 피고인들은 월가의 일반적인 차입 투자 기법일 뿐 그 과정에서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로이터는 피고인들이 각 혐의에 대해 최대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고, NYT도 "이날 검은 양복을 입고 법정에 앉아 있던 황 씨는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오는 10월 28일 선고 공판을 열 예정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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