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장삼례(道場三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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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인은 도장에 들어섰을 때 상대를 제압하고 득점하는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
도장 안에서 지켜야 하는 세 가지 예의, 이른바 '도장삼례'다.
검도인의 세 가지 덕목은 도장 바깥에서도 쓸모가 많다.
선수들은 일찌감치 도장에 나와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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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인은 도장에 들어섰을 때 상대를 제압하고 득점하는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 도장 안에서 지켜야 하는 세 가지 예의, 이른바 '도장삼례'다. 첫 번째 예의는 국가를 향한다. 수련을 시작하고 끝맺을 때면 태극기 앞에서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댄다. 다음은 스승이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허리 숙여 인사한다. 마지막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대련이나 경기 전에 상호 간의 예법을 철저히 지키고 익힌다. 검도인의 세 가지 덕목은 도장 바깥에서도 쓸모가 많다. 특히 마지막 예법인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이제 막 비대면 시대를 건너면서 서로 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이 같은 불문율이 검도장을 에워싼 채 깨지고 있다. 창단 약속 1년 만에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해체 위기에 내몰린 대전중구청 검도부의 사례다. 중구는 지난해 2월 대전시와 직장운동경기부 창단을 협의했으나 군불만 때고 한발 물러섰다. 중구의회와 지원 예산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중구의회는 같은 해 12월 재정 여건이 열악하다며 검도부 운영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문제는 선수들이다. 중구의회가 검도부 예산을 모두 깎았을 당시엔 이미 7명의 선수가 중구청 검도부 소속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고현준, 김다움, 김대연, 김도현, 박승준, 배정민, 이기영. 검도부를 창단하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대전에 뿌리내린 선수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전에서 첫걸음을 내딛으려는 신생 검도부의 출발을 돕고자 다른 직장운동부에서 건너오거나 타지의 입단 제의를 뿌리쳤다. 20년 넘도록 레슬링부를 뒷받침하고 있던 유성구를 제외하고 대전시 3개 자치구가 올 1월 비인기 종목을 창단할 동안 중구는 검도부 선수들에게 무작정 기다리란 말만 남겼다. 선수들이 유지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11월까지다. 각 운동부가 전국체전이 개최되기 전에 선수 구성을 끝마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세 달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선수들은 일찌감치 도장에 나와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중구청과 중구의회가 얼마나 예의를 갖춰 이들을 대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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