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요즘 여행 유튜버 핫플은 '북중 접경'…북한 비누 사고 소주 마시고

양은하 기자 2024. 7.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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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북중 접경지를 다녀왔다는 한국인 유튜버들의 영상이 부쩍 늘었다.

11일 유튜브에 '북한 여행'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최근 몇달 사이에만 수십개의 영상이 뜬다.

'한국인의 북한 국경지대 여행', '북한식당 가보기', '북한까지 고작 10m', '북한 구경' , '목숨걸고 북한땅 밟기' 등 대부분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온 여행 유튜버들이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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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행' 영상 부쩍 증가…北 실상 들여다보고 기념품도 구매
여행 콘텐츠 늘면서 '미지의 북한' 젊은층 호기심 자극
두만강에서 뗏목배를 타고 북한 가까이 간 유튜버. (유튜브 채널 '착한꿀벌')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북중 접경지를 다녀왔다는 한국인 유튜버들의 영상이 부쩍 늘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스스로의 호기심과 구독자들의 '니즈'를 동시에 반영했다는 평가다.

11일 유튜브에 '북한 여행'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최근 몇달 사이에만 수십개의 영상이 뜬다. '한국인의 북한 국경지대 여행', '북한식당 가보기', '북한까지 고작 10m', '북한 구경' , '목숨걸고 북한땅 밟기' 등 대부분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온 여행 유튜버들이 올린 것이다.

이들은 중국 지린성 연변을 중심으로 여행하면서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을 어렵게 찾아가 북한을 들여다보거나 북한식당에서 북한 종업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북한 경험'을 앞다퉈 공유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함경북도 남양을 마주하고 있는 연변 조선족 자치주 투먼시의 도문대교를 찾았는데 망원경으로 북한 마을과 주민들을 살펴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투어용 뗏목 배를 타고 북한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북한 전경을 보여준다.

함께 따라간 택시 기사 겸 가이드가 "여기는 외국인이 올 수 없는 지역"이라며 "간첩 행위가 없는지 (걸리면) 현지 공안한테 4시간 정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 되도록이면 말을 적게 하라"라고 주의를 주는 장면도 있다.

또 "북한이 정말 잘 보이는 새로운 루트를 찾고 싶었다"는 한 유튜버는 인적이 드문 곳 위주로 찾아다니다가 국경을 지키던 북한 인민군이 막아 세워 길을 돌리기도 한다. 또 다른 곳에서도 북한을 들여다보려다가 쫓겨나 순간 긴장한 모습이 연출된다.

그럼에도 유튜버는 "도문(투먼)은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지만 지금 이쪽은 관광객이 전혀 없는 곳"이라며 "새로운 지역"이라 강조하는데 '너무나도 궁금한 미지의 세계 북한', '미지의 북한 탐방 포인트'라는 자막까지 띄운다.

북한 기념주화를 살펴보는 유튜버. (유튜브 채널 '쫑쫑걸음')

북한 '굿즈'를 구매하는 장면도 있다. 북한 상점을 찾은 유튜버는 담배, 화폐, 비누, 송이주 등 북한산 제품을 구경하고선 비누를 기념품으로 구매한다. '김정은표 담배'라며 아리랑 담배를 보여주자 "예쁘다"며 "어떻게든 사고 싶다"라고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유튜버는 북한의 기념주화를 보더니 "이거 하나 사고 싶다"라고 말한다.

북한 음식, 북한 식당도 이들의 단골 소재다. 북한 김치를 먹으면서 "김치가 시원하다. 집에 싸가고 싶을 정도"라거나 북한의 '국주(酒)'인 평양소주를 두고 "맛이 굉장히 부드럽다", "우리나라 소주들보다 목 넘김이 훨씬 부드럽다"라고 맛 평가를 한다.

한 유튜버는 한국인임을 속이고 선양의 평양관을 방문해 평양냉면 등 북한 음식을 먹고 밴드가 연주하는 북한 공연을 감상한다. 유튜버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자 북한 종업원이 "조선족이 맞느냐"면서 "오빠 말투가 괴뢰 말투 같다"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또 조선족 식당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에게 "북한에서 (일하러) 보낸 거냐", "북한 무섭냐", "남자친구가 있나", "북한은 어떻게 연애하나", "북한도 일찍 결혼하냐"면서 질문 세례를 하는 영상도 있다.

북한의 평양소주를 먹고 평가하는 유튜버. (유튜브 채널 'eagle travel')

이같은 영상은 중국이 지난해 7월 간첩 행위의 범위를 넓힌 '반간첩법' 개정으로 중국 여행이 한층 위험해진 상황에서도 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영상에서는 촬영을 못하게 막거나, 호텔로 중국 공안이 매일 찾아왔다는 등 감시와 통제가 강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한편으로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갈 수 없는 북한에 대한 젊은 층의 호기심과 궁금증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여행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쉽게 가기 어렵고, 그래서 더 자극적이고 희귀한 일종의 '오지'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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