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는 먹고 사는 문제" 당대표 연임 도전 선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후보는 "경제가 곧 민생"이라거나 "평화가 곧 밥"이라며 민생을 회복시킬 경제·에너지·노동·안보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비전 공유로 향후 국민들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에서도 승리하겠단 다짐이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사회 비전을 강조하는 한편 에너지 전환기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발굴 방안을 제시한 것 등이 대선 출정식에 버금가는 회견이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이 후보는 "지금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나. 단언하건데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 저 이재명이 다시 이 자리에 선 이유"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부분 대체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필요한 소득을 얻을 일자리가 원하는 만큼 존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봤다.
이 후보는 "높은 생산성의 토대인 과학기술이 모두의 공유자산의 일부인 것"이라며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돼야 공동체가 유지 존속할 수 있다. 결국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져주는 '기본사회'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안한 미래가 절망을 부르고 저출생을 낳았으며 생을 포기하도록 한다"며 "출생아를 부모의 자녀가 아닌 독립된 국민으로 인정하고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기본의료, 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사회의 본질은 '성장'에 있음도 강조했다. 특히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는 지금이야말로 대규모 투자를 할 적기라 판단,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생산은 국민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에너지 수입을 대체해 우리 경제 체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국가주도의 대대적 투자를 통해 '에너지 고속도로', 즉 AI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전국에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국토에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며 산업화 시대를 연 박정희 시대의 사업화 고속도로처럼 에너지 고속도로는 바람과 햇빛이 풍부한 지방에 새로운 경제활동과 산업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AI와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후보는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잡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4일 근무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안보 문제도 민생과 연결지었다. 이 후보는 "남북이 일촉즉발 군사충돌 위험에 놓이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킨다"며 "평화가 곧 경제고 평화가 곧 밥이다. 싸워 승리하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안보이자 경제정책이다. 상대를 억지하는 강한 군사력은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평화 구축 노력"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1인 독주' '제왕적 당대표'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연임에 도전하는 이유도 밝혔다.
이 후보는 "개인적인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당대표를 다시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국민들 시선에서 잠시 사라졌다 새로 정비해 다시 나타는 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나"라며 "물건을 팔 때도 제일 비쌀 때 팔아야 한다. 민주당이 헌정사에 없는 큰 총선 승리를 이뤄냈다. 개인적인 정치적 평가를 받는다면 지금이 가장 가격이 높을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 세력이 상식적인 국정 운영을 해나갔다면 저는 잠시 물러나는게 맞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이 정권의 국정 운영이 위태롭다"며 "정치인으로서 우리 국민과 당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연임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1인 독주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어느쪽에서 이 현상을 바라보느냐의 차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이 어떤 도구, 어떤 대리인을 선호하느냐의 측면에서 봐야지 누가 지도자냐, 누가 권력자냐, 이렇게 보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다양성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원과 국민들의 선택이 다양해지길 당연히 바라고 그럴 수 있도록 도구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더 많이 노력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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