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뷰] 이재명-김두관, 세력차 극과극…'다윗과 골리앗 싸움'
金 출마선언장 '썰렁'…의원 참석·지지표명 안 보여
전당대회 진행될 수록 양측 신경전 고조될 듯
당 내 "경쟁자 신경전 당연…오히려 활력 기대"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단일 후보'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당초 이 후보만 참여할 것이라고 관측되던 당대표 경선은 10일 '3자 구도'로 최종 결정됐다.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김두관 후보, 청년 원외 인사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등이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사실상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김두관 두 거물의 '2강'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소위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 될 거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지지 세력부터 '당심' 등 세력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 후보의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은 대선 출마 현장을 방불케 했다. 당헌·당규상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은 캠프 보직을 맡지 못하는 대신 기자회견장에 몰려와 세 과시에 힘을 실었다.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김민석·전현희·강선우·한준호 의원을 비롯해 김지호 부대변인이 직접 참석했으며, 원외에서도 경기도당위원장에 출마한 민병덕 의원과 김준혁 의원, 4·10 총선에서 낙선한 류삼영 전 후보(서울 동작을) 등이 응원을 나왔다.
온라인 상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이 쏟아졌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병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 김병주는 이재명과 함께 도전하고 승리할 것"이라며 "이재명과 함께 강해져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준혁 의원도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응원한다"며 "지방선거와 대선에 앞서 민주당의 정당 혁신을 확인할 기회"라고 했다.
반면 김 후보의 출마 자리에는 현직 의원의 참석은 물론, 현재까지 지지 표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현재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 일극체제'인 만큼, 김 후보를 지지하고 싶어도 쉽게 입장을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부분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인 만큼, 김 후보를 지지하거나 도울 인사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치적 세력 부분에서 수적 열세에 직면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오히려 "단 1%의 반대 목소리도 전당대회를 통해 대변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책무"라고 밝힌 만큼, 이 후보에 대한 날 선 견제를 초반부터 본격화했다.
김 후보는 당장 '이재명 일극체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전날, 출마 회견부터 "민주당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웠다"며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이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급기야 4·10 총선 승리가 이 후보의 리더십이 아닌 '반윤'(반윤석열)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 후보가 낸 성과가 '과대평가' 됐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김 후보를 노골적으로 직격하진 않았지만 "생각을 바꿔야 한다"라는 식으로 돌려 때렸다. 당초 이 후보 측은 출마 회견문에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지양하고 미래 비전 전달에 방점이 찍혔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회견문에서도 정쟁적 요소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 후보의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이 제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1인 독주'라는 지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당원과 국민이 어떤 도구를 선호하느냐, 어떤 대리인을 선호하느냐는 측면에서 봐야지, 누가 과연 지도자인지 나쁘게 표현하면 권력자인지로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당원의 높은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후보나 당대표에 선출된 만큼 '독주'라는 표현은 틀렸다는 것이다.
전당대회가 진행될수록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당내에선 자칫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뻔 한 경선이 이재명·김두관 후보 간 신경전에 활력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선 당 관계자는 "외부에선 갈등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경쟁자끼리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전당대회에서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면서 "전당대회가 끝나면 모두가 '원팀'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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