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 초보 위한 최고의 매뉴얼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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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전세사기 기사를 처음 쓰기 시작했다.
'전세사기'라는 용어조차 낯선 시기였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일대에는 '전세사기 전문'을 자처하는 변호사 광고가 붙어 있다.
두 저자는 흔히 '1세대 전세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화곡동 강씨' 피해자들의 변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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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권·정우현 지음
이덴슬리벨 펴냄
2019년에 전세사기 기사를 처음 쓰기 시작했다. ‘전세사기’라는 용어조차 낯선 시기였다. 당시 취재하며 만난 변호사들의 비관적인 시선을 기억한다. “전세는 채권채무 관계니까 돌려주지 못한다고 사기라 볼 수 없어요.” “전세는 원래 그런 거예요.” “임차인이 뭘 몰랐네.”
5년이 지난 뒤 사정은 바뀌었다. 더러는 새로운 법률서비스 시장 개척에 환호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일대에는 ‘전세사기 전문’을 자처하는 변호사 광고가 붙어 있다.
두 저자는 흔히 ‘1세대 전세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화곡동 강씨’ 피해자들의 변호인이다. 전례 없던 전세사기 현장의 한가운데에서 다른 어떤 법률가보다 먼저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책에서는 두 저자의 고민이 엿보인다. 독자층을 명확히 했고 목적에 충실한 글을 썼다. 집 계약이 처음인 사회 초년생을 위한, 학습지 구성이 떠오르는 ‘매뉴얼북’에 가깝다. 각종 전세사기의 유형, 피해를 막기 위한 ‘자가 점검’ 절차, 단계별 예방법과 전세사기에 노출됐을 때 취해야 하는 절차를 140쪽 분량에 담았다. 전세에 대한 법률가의 심오한 이야기는 지양하고, 실용 목적 하나에만 집중한 책이다.
책의 존재 자체가 아이러니다. 우리는 안심하고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맺기 위해 국가가 공인한 중개사를 찾아 중개수수료를 지불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공인중개사는 임차인보다 임대인의 사정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씁쓸하지만 사기를 피하려는 임차인에게 최소한의 대비책으로 적절한 책이다. 임차인이 아니더라도 최근 전세사기가 얼마나 치밀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진단해볼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어차피 전월세 관련 꿀팁은 유튜브로 찾을 수 있지 않냐고? 조각난 영상으로 대비하는 것보다 책에 나온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빠르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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