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경유' 우회수출 中철강·알루미늄에 관세…韓 영향 가능성

김현 특파원 2024. 7. 1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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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포고문 발표…제강·제련 등 요건 미충족시 관세 부과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냉연제품 창고에 쌓인 수출용 철강 제품들. 2018.8.3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멕시코를 경유해 무관세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포고문을 통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소재 및 제품에 대해 '제강(melt and pour)' 요건을 시행하고, 멕시코와 캐나다 또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제강된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대해선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25%)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제강(melt and pour)은 쇳물로 철강을 만드는 과정이다. '제강 요건' 시행은 제3국에서 만든 철강 소재를 멕시코로 들여와 추가로 가공한 뒤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관세의 면제를 위해선 멕시코에서 생산된 철강 소재와 제품이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에서 제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당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철강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232조 관세 부과 이후 멕시코를 통한 대미 철강 수입이 크게 늘면서 기존 제외 결정을 재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조치는 멕시코로부터 미국으로의 철강 제품 수입을 억제하고, 환적을 제한하며, 과잉 철강 역량 및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멕시코로부터 철강 제품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기여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대안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멕시코와 합의한 조치의 이행과 효과를 모니터링할 것이며, 적절한 경우 이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로부터 수입된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제련 및 주조(smelt and cast)' 요건이 부과된다. 만약 멕시코에서 수입된 알루미늄 제품의 '제련 또는 주조' 작업이 중국,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에서 이뤄진 경우 10%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이 2023년에 멕시코에서 수입한 철강은 약 380만t이며 이중 약 13%인 48만t이 제3국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23년 멕시코에서 10만5000t의 알루미늄 제품을 수입했으며, 이중 6%가 제3국에서 제련 또는 주조됐다.

멕시코를 경유한 제3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수입이 미국의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중국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미국 시장에 제품을 쏟아붓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간 미국 내에선 FTA를 체결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멕시코가 중국의 우회 수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수입업체들은 미국 세관에 수입 출처에 대한 문서를 제공해야 하며,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선 멕시코 원산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당국자는 밝혔다.

이번 조치가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도 일부 철강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현재 멕시코에서 자동차 강판 등을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전임 행정부가 해결하는 데 실패한 주요 허점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에서 미래의 제조업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은 우리 경제의 중추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오래전부터 중국에 철강이 매우 중요한 국내 산업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기 때문에 중국이 새로운 관세 부과 움직임에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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