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문제 해결”VS“인플레 더 자극”···英노동당 최저임금 인상 공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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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노동당의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두고 영국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가가 나서 급여 조건을 개선해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게 정책의 주된 목표지만 지불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근로자 중 약 4.9%만이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 인플레와 금리 결정의 핵심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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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저임금 올리면 고용 줄여 근로자 직격탄”
8월 영란은행 금리 결정에도 큰 변수 될 수 있어
전체 중 근로자 일부에 그쳐 “확대 해석 안돼” 경계도
14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노동당의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두고 영국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가가 나서 급여 조건을 개선해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게 정책의 주된 목표지만 지불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여기에 최저임금을 끌어 올리면 잠잠하던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있어 8월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점치던 런던 시티 금융가에서도 관련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노동당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사업자 단체 등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노동당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영국의 최저임금인 ‘국민 생활임금’을 개편하고 정부 구성 후 100일 이내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임 재무장관에 임명된 레이철 리브스 장관도 8일 취임 후 첫 연설에서 “더 번영하는 나라, 더 많은 좋은 일자리와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면서 “생활비 위기의 원인을 해결하고 근로 가정의 임금을 높이기를 원한다”고 밝혀 최저임금 인상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업자 능력을 살피지 않고 정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임금을 인상할 경우 후폭풍이 더 심하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높아진 임금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자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것이다. 올해 영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1.44파운드로 최근 2년 연속 연 10%씩 오르고 있다.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영국에서는 근로자가 세전 소득 중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추가 휴가, 보육 바우처 등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소득의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 수준 밑으로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조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크게 올려 그 하한선을 높이게 될 경우 저임금 노동자들만 제도 접근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저임금 근로자가 고임금 근로자에 비해 급여 삭감 혜택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이렇게 될 경우 저임금 노동자들 사이에서만 예전보다 보육 등에서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가에서는 8월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 최저임금 인상 변수가 중앙은행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닌지 지켜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노동당이 생활임금을 대폭 인상할 경우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위험이 있다”면서 “인건비가 높은 국내 기업에 가장 큰 리스크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의 금융 시장에 끼치는 파급력은 우려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로자 중 약 4.9%만이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 인플레와 금리 결정의 핵심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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