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볼모 잡은 삼성전자 노조… 경쟁사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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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가 무기업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미 HBM 선두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에서 이번 노조의 파업이 삼성전자의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회사의 생산 차질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HBM 생산 차질을 볼모로 잡은 노조의 총파업은 결국 경쟁사의 이익에만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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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0일 '2차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난 8~10일 진행한 사흘간의 1차 총파업에서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가 없었던 만큼 무기한 총파업으로 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전삼노는 "우리는 분명한 라인 생산 차질을 확인했고 사측은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사측은 피가 마르고 결국 무릎을 꿇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집행부 지침 전까지 출근 금지 ▲파업 근태 사전 상신 금지, 타결 이후 상신 등의 지침을 공지했다. 사측에는 ▲전 조합원 임금 기본 3.5% 인상 ▲조합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성과금(OPI·TAI)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최종안으로 요구했다.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회사의 생산 차질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손우목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HBM 라인 파업 참여까지 유도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특히 생산 차질이 없다는 사측 입장과는 다르게 감산 등 일부 생산 차질이 확인되고 있다며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현재 중대한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1위 기업이지만 AI 시대 개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분야에선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수준이다.
반전을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이례적으로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시점에서 반도체 사업 수장을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쇄신에 나섰다. 목표는 AI 반도체 분야의 패권을 쥐는 것이다. AI 반도체 초기 시장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반드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이런 상황에서 HBM 생산 차질을 볼모로 잡은 노조의 총파업은 결국 경쟁사의 이익에만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미국 빅테크의 테스트 통과 만을 남긴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향후 공급 안정성에 대한 고객사의 신뢰 하락으로 번질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이익이 줄어들면 당연히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상생의 관점에서 노조가 회사와 힘을 합쳐 이익을 증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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