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토 결집해 푸틴 막겠다”… 유럽 일부선 ‘트럼프 줄대기’
“美, 친구들과 함께할때 강해” 연설… 동맹국 단결로 외교 성과 부각할듯
트럼프 “유럽, 美수준 방위비 내야”… 나토, 韓 등 인태 4개국과 AI 협력
동맹 결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1월 미 대선에서 경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일부 유럽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TV토론 참패 등으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줄 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국, 일본 등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나토를 강하게 비판했다.
● 바이든, 동맹 결집으로 트럼프와 차별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집단안보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75년간 우리가 이룬 모든 성과가 나토의 방패 뒤에서 이뤄졌다”며 “미국은 친구들과 함께할 때 더 강하다. 이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는 집권 내내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올해 초 “방위비 증액에 미온적인 동맹국에는 러시아의 침공까지 독려하겠다”고 발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토 동맹국을 안심시켜 단결을 과시하고 이를 외교 성과로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 400억 유로(약 60조 원)의 군사 지원 유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동선언문 초안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돌이킬 수 없다(irreversible)’”는 표현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유럽 빚 1000억 달러 이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듭 나토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9일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도럴의 골프장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는 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다”며 “유럽도 최소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유럽은 100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토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집권 당시 방위비 압박을 강하게 독촉하는 바람에 나토 재정이 겨우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동유럽, 북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회동을 추진하거나 만났다고 전했다.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외친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의 방위비 부담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상당수 국가가 GDP 대비 2%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2%는 충분하지 않다. 2.5% 혹은 3%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 나토, 한국 등과 첫 공동 프로젝트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 인공지능(AI), 허위 정보, 사이버 보안,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나토 고위 당국자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하며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떤 지원이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기자회견에서 “나토가 아시아태평양에서 분쟁과 대결을 도발하고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또한 “나토는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깨지기 쉬운 동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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