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독이 든 성배

경기일보 2024. 7.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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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에도 웃으면서 떠난 위르겐 클린스만.

천문학적인 위약금만 받아 챙기고 무책임한 발언을 전 세계 언론에 떠들고 다니는 그에게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라는 직함도 쓰기 싫다.

5개월간의 감독 공석과 두 차례에 걸친 임시 감독 체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의 돌연 사퇴, 그리고 기술발전위원장의 짙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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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사회부장

계약 해지에도 웃으면서 떠난 위르겐 클린스만. 천문학적인 위약금만 받아 챙기고 무책임한 발언을 전 세계 언론에 떠들고 다니는 그에게 ‘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라는 직함도 쓰기 싫다. 그런데 그 클린스만이 남긴 여파가 대한민국의 축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5개월간의 감독 공석과 두 차례에 걸친 임시 감독 체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의 돌연 사퇴, 그리고 기술발전위원장의 짙은 호소. 선택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영원한 리베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이자 캡틴, 감독으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동메달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축구의 산증인이자 상징이다. ‘2016 브라질 월드컵’의 처참한 결과가 아픈 상처로 남아 있지만 절치부심(切齒腐心) 끝에 울산 HD FC를 이끌고 K리그1 2연패를 달성하며 다시 한번 감독으로서 명성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런 홍명보 감독 선임을 놓고 말이 많다. △외국인 감독이 아닌 국내 감독 선임 △선임 과정에서의 잡음 △K리그 감독 빼내기와 ‘배신자 프레임’ 등 서포터스의 반발 △근본적인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 등 연일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홍 감독도 하루 반나절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국대 감독 제안’을 받아들일 때 지금과 같은 거센 후폭풍이 일어날 것 쯤은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4강 신화의 DNA를 물려받은 국내 지도자도 충분히 세계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고 믿는다. 더욱이 지금은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대한민국 황금세대가 피치 위에 있지 않은가. 어차피 선택된 인사이며 홍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잘하면 본전이요, 못하면 역적’인 그 성배. 그 짐을 지겠다고 나선 이도 홍 감독이다. 물론 여러 방면으로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라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런 홍 감독이 할 일은 분명하다. 정치 분열에 지친 국민들에게 ‘원팀은 이런 것’이라는 속 시원한 퍼포먼스, 그걸 보여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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