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탈 의대생, F학점 받더라도 집단 유급 막기로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유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별로 ‘추가 학기’를 개설해 1학기 때 듣지 않은 수업을 보충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학들은 학기 단위로 운영되는 학사 일정을 학년 단위로 바꾸고, 1학기 때 F학점을 받은 과목에 대해선 학년 말까지 재이수 기회를 줄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1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엔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사 일정 및 수업 운영 방식을 학교별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겼다. 구체적으론 학기 단위로 이뤄지는 학사 일정과 성적 평가를 ‘학년제’로 바꿔 운영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길어지며 대부분 학생이 1학기 수업을 듣지 못한 만큼, 학년이 끝나기 전까지만 보강하면 된다는 것이다. 1학기에 듣지 못한 과목엔 F학점 대신 ‘I(Incomplete·미완)학점’을 주고, 학년 말까지 추가 수업을 개설해 듣게 하는 방법 등이 가능하다.
학기 운영과 관련해선 현행 2학기제를 ‘3학기제’로 바꾸고, 한 학기는 학생들이 듣지 못한 수업을 보충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교육부는 대학이 ‘올해 의대생들에 한해선 F학점을 받아도 유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특례 조항을 만들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교육부는 또 “내년도 신입생의 학습권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라”고 각 대학에 당부했다. 의대생들이 유급돼 내년도 신입생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경우, 수강 신청 시 내년 입학생들에게 우선권을 줘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정부가 의대생 구제에 나섰지만 이들은 수업 복귀는커녕 의사 국가시험 응시조차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의사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3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2903명)의 95.52%(2773명)가 국가시험을 위한 개인 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 대부분이 응시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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