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멈추면 천문학적 피해… TSMC·인텔은 ‘無노조’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창립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을 잡겠다”고 공언한 미국의 인텔도 노조가 없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1987년 회사 창립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세웠다. 그는 2016년 한 대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노조를 성공의 열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노조가 생기면 단기적으로는 임금이 약간 더 올라가고, 근무 시간이 약간 줄어들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노사 분규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몰락시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인텔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3월 인텔에 195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강력히 지지하며 인텔이 반노조 컨설턴트를 고용하지 않는 등 근로자들의 권리를 존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에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도 노조에 대한 인텔의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인텔이 노조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통신노동자협회(CWA) 클로드 커밍스 회장은 “인텔과의 초기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이 무노조 정책을 유지하는 건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파업에 따르는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내내 1년 365일 돌아간다. 각 공정별로 온도나 습도 등을 최적화해야 하고 먼지와 세균이 완전히 차단된 청정 시설인 클린룸에서 제작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공정을 멈췄다가 재개하기까지 자동차나 가전 공장보다도 몇 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 공장을 멈추게 되는 경우의 비용도 막대하다. 재료인 웨이퍼(반도체 원판)나 특수 약품들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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