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기 받았나… 16세 야말, 유로 최연소골

유로 2024 스페인 결승 진출

거함 프랑스를 침몰시킨 건 스페인의 16세 소년 라민 야말이었다. 야말은 10일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24 4강전 전반 21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갑작스레 왼발로 슛을 감아 찼다. 공이 그림같이 휘면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0-1로 끌려가던 스페인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점골. 16세 362일 나이로 유로 최연소 데뷔골 기록도 경신했다. 스페인은 4분 뒤 다니 올모가 역전골을 넣으면서 2대1로 승리했다. 스페인은 덕분에 12년 만에 유로 결승에 진출했다.

10일 유로 2024 4강 프랑스전에서 역대 대회 최연소 득점을 기록한 스페인 라민 야말. /AFP 연합뉴스

야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빈곤한 마을로 꼽히는 로카폰다에서 나고 자랐다. 이웃이 대부분 노동자들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모로코인, 어머니는 적도기니 출신이라 삼중국적자다. 아버지의 나라 모로코도 야말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려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야말은 이미 스페인을 선택한 뒤였다.

리오넬 메시가 10일 캐나다와 벌인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야말은 일곱 살 때 로카폰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축구를 하던 모습이 바르셀로나 직원에게 포착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곧바로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15세에 바르셀로나 1군에 승격되면서 구단 역사상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웠다. 왼발잡이인 어린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뛰어난 재능을 뽐낸 덕분에 ‘제2의 리오넬 메시’라 불리기도 한다.

2007년 당시 스무 살이던 리오넬 메시가 아기 야말을 씻기는 모습. 스페인 축구 대표 라민 야말 아버지가 최근 "아들이 갓난아기 때 유니세프 자선 행사에 응모했는데 당첨이 된 덕분에 메시와 함께 촬영했다"고 밝혀 이 사진이 화제가 됐다. /AP 연합뉴스

메시와 인연도 있다. 2007년 가을 20세 메시는 아기였던 야말을 목욕시켰다. 유니세프의 연례 자선 행사로, FC바르셀로나 선수와 지역 주민이 함께 달력에 실릴 사진을 찍었다. 이 사실은 유로 대회에서 야말이 놀라운 활약을 보이자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어릴 적부터 유명해졌지만 땀 냄새 나는 고향을 잊지 않는다. 야말은 골을 넣으면 종종 오른 손가락 세 개와 왼 손가락 네 개를 펼친다. 야말의 전매특허 ‘304′ 세리머니다. 로카폰다의 우편번호 ‘08304′의 뒤 세 자리를 나타낸 것이다. 야말은 “(관심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아이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런 건 경기장에서 전혀 도움 안 된다. 그저 팀을 도울 뿐이다”라고 했다.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에서 ‘라스트 댄스’를 추는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가 대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캐나다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2연패(連覇)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는 10일(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벌인 대회 준결승전에서 캐나다를 2대0으로 제압했다. 전반 22분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가 선제 골을 넣었고, 후반 6분 메시의 득점이 나왔다. 엔소 페르난데스(첼시)가 때린 슈팅을 메시가 골키퍼 앞에서 살짝 방향만 바꿔놨다. 공은 골키퍼 손을 스치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메시의 코파 아메리카 개인 통산 14번째 득점이자 이번 대회 첫 골이었다. 그는 캐나다와 벌였던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도움 1개를 기록했을 뿐, 이번 대회 득점이 없었다. 이날 득점 감각을 살리면서 결승전 전망을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결승 상대는 콜롬비아-우루과이전(11일) 승자.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2021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통산 16번째로, 우승 횟수 단독 1위로 올라선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통산 15회 우승으로 우루과이와 공동 1위를 달린다.

제시 마시가 이끄는 캐나다는 초청국 자격으로 코파 아메리카에 처음 출전해 준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아르헨티나 벽에 가로막혔다.

마시 감독은 한국 축구 대표팀 유력 후보였으나 대한축구협회와 협상이 결렬됐고, 이후 캐나다 지휘봉을 잡아 2개월여 만에 메이저 대회 4강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