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혓바닥 싸움이라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4. 7.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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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박경수 작가의 말맛,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2. 실존 정치인이 연상된다는 설에 대해
3. ‘대통령 시해’란 자극 강한 소재, 우려하지 않았나
‘돌풍’을 연출한 김용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감독 김용완)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개 이후 3주 연속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18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다.

국내 정치계의 권력 다툼을 다루면서도 매 회 엎치락 뒤치락 수 싸움을 정확하게 짚어내야 하는 터라 연출적으로 쉽지 않았을 터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김용완 감독을 만나 ‘돌풍’에 관한 편파적인 세가지 쟁점을 물었다.

‘돌풍’ 속 설경구, 사진제공|디즈니+



■쟁점1. 극성 강한 대사, 어떻게 연출했나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 ‘귓속말’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다. 워낙 말맛 좋은 작가의 신작이라 대사들을 살려야 하는 연출자로서 부담이 컸을 법 하다.

“대사와 인물간 대화로 정보들이 공개되는 구조 속에서 박경수 작가만의 말맛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색다른 그림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대사가 너무 좋은데 말로 뱉기에는 함의적인게 많아서 한끗만 놓쳐도 맥락이 이상해질 수 있는 디테일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신을 찍을 때마다 한국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느낌으로 임했어요. 그 표현과 디테일을 살려야 하는데 자칫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다행히 워낙 베테랑들이어서 현장에서 헷갈려하거나 힘들어 한 건 없었던 것 같고요. 이미지에 대해선 의도만 맞다면 작가가 많이 열어줬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어요.”

넷플릭스 ‘돌풍’에 출연 중인 배우 김희애.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쟁점2. 실존 정치인이 연상된다?

작품 공개 후 극 중 인물들이 실존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많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에서 겹쳐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고 누군가가 연상 될 수도 있겠죠.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 다르니까요. 의도한 건 없지만 해석하는 건 시청자들의 몫이지 않을까 싶어요. 가치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작품은 여러가지 해석이 쏟아져야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부분이 열려있어서 가치있다 생각합니다.”

‘돌풍’ 포스터. 넷플릭스



■쟁점3. 자극도 높은 소재, 어떻게 다루려고 했나

이 작품은 1화부터 ‘대통령 시해’라는 파격적 소재로 달린다. 자극도 높은 소재를 잘 다루는 솜씨가 필요했을 터다.

“우려되는 건 없었어요. 민감한 소재지만 이걸 대본화한 박경수 작가의 용기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고, 가장 소심한 감독인 제가 잘 정제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추진력 있는 대본 안에서 잘 정리하고자 작가와 대화를 많이 나눴고요. 이 작품의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감쇄하려고 노력하면서 연출했어요. 이 시리즈를 보고 누구 하나 상처 받지 않고 재밌게 보게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박경수 작가에겐 후배로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창작자로서 크게 자극이 됐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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