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인터뷰] “‘수직적 당정관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국민의 강력한 뜻”

부산=변문우 기자 2024. 7. 1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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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한’ 믿지 않아…‘보수 재집권’ 열망에 부응 위해 최선 다하겠다”
“대통령과 바라보는 목표 같아…尹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것”
“尹정부, 원전산업 부활·한미 가치동맹 복원 ‘성과’…국민 소통은 ‘부족’”

(시사저널=부산=변문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7월1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수직적 당정관계는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 강력한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저는 바라보는 목표가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지만, 그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한동훈 체제'에서 당정이 갈등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향해 가는 길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며 "지난 20년 동안 대통령과 제가 함께 걸어온 길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경쟁 후보들의 집중 견제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변화할 골든타임이 있다. 여기서 해내지 못하면 당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저에 대한 여러 가지 부당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지만, 저는 이걸 참고 이겨내서 당의 변화를 이끌고, 당이 승리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 후보와의 인터뷰는 이날 오후 권역별 두 번째 합동연설회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단도직입적으로 '왜 한동훈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법무부 장관 시절 180석의 거대 야당과 몸 사리지 않고 싸웠고, 또 이겨왔다. 당이 가장 어려울 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절절한 마음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들었다.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처절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 한동훈이 국민의힘을 변화시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총선 패배의 책임은 오롯이 저한테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너를 이렇게 쓰고 버리기엔 100일이 너무 짧았다. 너라면 폭주할 이재명을 막을 수 있을 거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계신다."

출마선언문에서 상대에 대한 공격 대신 '보수의 혁신'과 향후 주요 과제에 집중했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대 야당의 횡포에 잘 맞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집권 여당으로서의 미래 비전과 보수 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저희가 45%의 지지를 받았다. 최소한 6%의 지지를 더 받아야 보수가 재집권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해서는 절대로 (과반의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중도층, 수도권, 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국민의힘이 이기는 정당이 되고 보수가 재집권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여의도연구원의 정책 기능을 강화하겠다. 지역의 현장사무실 개설을 통해 원외의 훌륭한 당협위원장들과 청년들이 생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길도 열어드리겠다. 우리나라가 우상향할 수 있도록 저출산, 저성장, 고물가, 인공지능(AI) 첨단산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관측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저는 '어대한' 이런 거 믿지 않는다. 민심은 대단히 무섭고, 제가 잘못하면 언제든지 바로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은 민심을 두려워해야지 평가하는 것은 건방지다고 생각한다. 만약 저를 지지하는 흐름이 많다면, 우리 당의 변화를 정말로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라고 본다. 특히 우리 보수 세력의 중심이고 심장과도 같은 영남에서는 거대 야당과 맞설 수 있는 사람, 보수 재집권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간절한 열망과 기대감이 있는 만큼 제가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직후 인근 KNN타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한동훈 체제에서의 당정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처럼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수직적 당정관계는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 강력한 뜻이다. 대통령과 저는 바라보는 목표가 같다. 좋은 정치를 통해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일구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것이다.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지만, 그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당 대표 체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향해 가는 길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 지난 20년 동안 대통령과 제가 함께 걸어온 길이 그렇다."

2년 새 국민의힘의 당 대표는 7번이 바뀌었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진단하나. 그리고 한동훈 체제는 어떻게 이전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인가.

"방금 말씀드린 것과 동일한 답변을 드리고 싶다. (당 대표가) 7번이나 바뀌면서 우리가 변한 것이 있었나? 민심이 하라는 것을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 민심을 두려워하고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정이 되도록 당을 변화시키고 대통령과도 수시로 대화하겠다. 지켜봐 달라."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있던 전임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원전 에너지 산업 부활과 한·미 가치동맹 복원은 모두 윤석열 정부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과 중국 및 북한 등의 확장 억제를 강화한 워싱턴 선언은 급변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의 기틀을 만들었다. 국민과 역사가 오랫동안 기억할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윤석열 정부가 이러한 성과나 정책을 알리는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는데 부족했고, 어떠한 이슈에 대해 원칙과 방향성은 맞지만 원칙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민심에 조금 느리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더 소상히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에 좀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국민과 당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당이 변화할 골든타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해내지 못하면 당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지만, 저는 이걸 참고 이겨내겠다. 그래서 당의 변화를 이끌고, 당이 승리할 기반을 만들어, 기필코 우리 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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