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했던 김택연, 그러나 승자는 강백호였다··· 강백호 데뷔 첫 끝내기 안타
직전 이닝 공 9개로 3구 삼진 3개, 말그대로 완벽한 피칭을 했던 두산 김택연과 직전 타석까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KT 강백호가 연장 10회말 2아웃 주자 1·3루 끝내기 상황에서 맞붙었다. 투수도 타자도 물러날 곳 없는 상황. 김택연이 스트라이크 2개로 기선을 잡았지만, 강백호도 연속 볼 3개를 골라내며 버텼다. 풀카운트에서 마지막 6구째. 끝내 강백호가 웃었다. 높은 코스 슬라이더를 받아쳐 수원 구장 가운데 담장을 때렸다. 3루 주자 홍현빈이 천천히 홈을 밟았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KT가 강백호의 끝내기 안타로 10일 후반기 첫 경기 7-6 승리를 거뒀다.
데뷔 7년 만의 첫 끝내기 안타였다. 동료들의 물 세례로 흠뻑 젖은 강백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끝내기를)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는데, 좀 많이 늦게 나온 것 같긴 하다. 이렇게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선 타석까지 5타수 무안타였지만 타격감은 좋았다. 강백호는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과정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오랜만에 경기 나왔는데 감각이 떨어지지 않구나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시즌 처음으로 만난 김택연을 상대로 “직구 하나만 보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더그아웃에서 보기에도 직구가 워낙 좋아 “스윙이 늦지 않아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고 했다. 6구째는 슬라이더였지만, 직구에 포커스를 두고 스윙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앞선 포인트에서 제대로 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설명이다.
강백호의 타구는 담장을 향해 쭉 뻗었고,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공을 좇아 내달렸다. 마지막 한끝 차이로 정수빈의 글러브가 타구에 미치지 못했다. 강백호는 “안 넘어간다는 건 무조건 알았다. 그냥 조금만 더 갔으면 바랐다”며 “뛰면서 ‘조금만 더 가라’하고 계속 외쳤다”고 말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김택연의 이날 투구를 흠잡기는 어려웠다. 앞선 9회말 오재일, 배정대, 황재균 등 내로라 하는 타자 셋을 모두 3구 삼진으로 잡았다. KBO 역사상 9번째, 두산 팀 역사상 4번째, 신인으로는 역대 최초 무결점 이닝(한 이닝 9구 3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강백호도 김택연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다. 강백호는 “바깥에서 봤을 때도 공이 좋다고 느낀 투수는 처음인 것 같다. 정말 너무 놀랐다. 처음 보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 본 직구 중 가장 힘이 좋아 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택연은 이날 시속 150㎞를 상회하는 움직임 좋은 직구에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까지 함께 던졌다. 강백호는 “(상대 입장에선) 당황스럽다. 그렇게 직구 좋은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면, 사실 어떤 변화구를 던져도 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끝내기가 처음이다 보니 물 세례도 생소한 경험이다. 강백호는 “(2021시즌) 우승할 때 샴페인 맞은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팀 선배 우규민의 시즌 첫 승을 확정지은 안타라 의미가 더 크다. 강백호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사이 우규민이 그를 향해 “고맙다. 내 첫 승”하고 인사를 하고 갔다. 올 시즌 첫 승인 동시에 지난해 8월 20일 KIA전 이후 325일 만의 승리였다.
강백호는 “(앞선 타석들에서) 타구속도 170㎞ 넘는 타구를 하루에 2개 쳤는데, 둘 다 잡히는 건 흔 치 않은 일인데,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신경 안써도 될 것 같다. 이러다 보면 빗맞은 것도 안타가 되고 그러지 않겠나”며 “팀이 이제 후반기 시작하는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계속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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