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축구대표팀 출사표 “내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승부욕이 생겼다”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감독(55)이 굳게 닫았던 입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홍 감독은 10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리그1 22라운드 광주FC와 홈경기에서 0-1로 패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새롭게 강한 팀을 만들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홍 감독은 협회와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이 열리는 2027년까지 대표팀을 이끄는 계약을 맺었으나 이사회 추인 과정이 남은 내정자 신분이다. 홍 감독이 지난 2월부터 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나돌 때마다 부인했던 터라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홍 감독은 자신의 마음이 바뀐 원인을 세세히 설명했다. 지난 5일 자택을 방문한 이임생 기술위원장이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를 완성하자고 제안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이 과거 협회 전무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다.
홍 감독은 “솔직한 심정으로는 (축구대표팀에) 가고 싶지 않았다. (실패로 끝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이 지났다”면서 “이임생 위원장이 말했던 부분은 내가 공들였지만 완성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행정에는 한계가 있고, 정책을 완성시키는 곳은 현장이다. 이 부분에 나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실패로 마침표를 찍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조별리그 탈락)이 거꾸로 그를 자극하는 촉매제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임생 위원장을 만났을 때 바로 즉답은 하지 않았다. 불확실한 것에 도전한다는 게 두려워 밤새 번민했다. 그 속에서도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왔다.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했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새롭게 강한 팀을 만들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재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고 흐른 10년의 세월이었다. 그는 2014년 7월 11일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정확하게 10년을 채운 이 세월이 자신의 역량을 키웠다고 믿는다. 홍 감독은 “그 시절에는 솔직히 경험이 많이 부족했고, 지도자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며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많이 쌓았다. 지도자로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면면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팀 스포츠에선 그 재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뀐다. 재능을 헌신이나 희생에 올려놓는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일단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원치 않은 이별을 강요받은 울산 팬들에게는 여러 차례 사과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과 경기 후 “홍명보 나가”라고 외친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이렇게 작별하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 내 실수로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 (울산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을 때)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를 (하셨던 분들에게) 오늘은 야유를 받았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었다. 울산 팬들 그리고 (울산 서포터인) 처용전사에게 사과의 말씀드린다.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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