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한 하천 물 산골마을 덮쳐..."물이 키보다 높았어요"

김민성 2024. 7. 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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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에 쏟아진 장맛비로 하천이 범람해 완주군 운주면 마을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마을 옆 하천 수위가 높아져 둑이 무너지고 배수구가 역류해 순식간에 집으로 물이 들어찬 겁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새벽 시간 전북 완주군 한 마을 입구 CCTV 영상입니다.

직전까지 차량이 지나다니던 길.

서서히 물이 들어오더니 금세 발목 높이까지 들어찹니다.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강물이 파도처럼 넘실대고, 컨테이너 박스가 통째로 떠내려가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완주 엄목마을입니다. 밤사이 들어찬 물로 길이 뚝 끊겼습니다. 전봇대가 넘어졌고, 원래 논이었던 땅은 흙과 돌 더미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공중에서 보면 둑이 허물어져 어디가 하천이고, 어디가 마을인지 경계가 사라진 듯 보입니다.

차도 물살 한가운데 갇혀 옴짝달싹할 수 없습니다.

[강래언 / 전북 완주군 완창리 : 놀래서 일단은 물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한 바퀴를 계속 돌았거든요. 그때는 수위가 안 찼었는데 이게 터지면서 여기까지 찰랑찰랑 온 거죠. 농작물, 시설, 이런 게 다 잠기고 묻혀서….]

[김임숙 / 전북 완주군 완창리 : 7~8살 때, 그땐 이런 제방이 아니었어요. 자연제방이었어요. 그때 터지고서 제가 67살이니까, (60년 만에) 처음이에요.]

둑이 무너지고, 거센 강물이 배수관을 타고 마을 안으로 역류해 주민들이 고립됐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소방이 전국동원령을 발령해 구조대원과 헬기를 급파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비롯해 18명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굵은 빗줄기 속에 일부는 양동이를 타고 가까스로 물난리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박정님 / 전북 완주군 장선리 : 여기가 아주 흥건했어요, 물이. 그래서 우리 동네는 들어가지도 못해요. 물이 하도 많아서. 가까스로 빠져나왔어요. 고립돼서….]

성인 키보다 더 높이 물이 찼던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았습니다.

주민들은 물바다가 된 당시를 떠올리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걸 위안 삼았습니다.

[이존경 / 전북 완주군 장선리 : 역류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물이 허리 정도 차 있었어요. 그러다가 20분 사이 만에 굴착기 이 정도까지 차올라서. 마당 보시면 사람 키보다 더 높았어요.]

전기까지 끊겨 마을 주민들은 면사무소나 파출소, 자녀들의 집으로 일단 대피했습니다.

또다시 폭우가 쏟아져 강물이 불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 속에 빠른 제방 복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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