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마을 고립…몸만 피한 주민들
[KBS 전주] [앵커]
완주에 내린 집중호우로 주민들이 세 시간가량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하천이 범람해 생긴 일인데요.
진흙더미가 된 집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어난 하천이 제방을 넘더니, 파도치듯 마을로 흘러듭니다.
금세 밀려든 흙탕에 꼼짝없이 방에 갇힌 할머니는 소방대원 도움으로 간신히 몸을 피했습니다.
[80대 할머니 : "나오지를 못해요. 119 아저씨 둘이 와서 끌어냈어. 놀라길 말도 못 해요. 떠내려가려다 붙잡고 왔는데 뭐."]
잠에서 깨니 어른 키만큼 차 오른 빗물에, 2층 창문에서 애타게 구조를 외친 부부.
잠긴 길을 뚫고 온 소방대원 덕에 목숨은 구했지만, 복구를 생각하니 막막합니다.
[김영군·이춘실/완주군 운주면 : "쭉 줄 서서 구조원들이 업어 나른거예요 여기까지. (대기하고 있고 떠내려갈까 봐. 또 하나는 떨어질까 봐 붙잡고.)"]
새벽 사이 침수 마을 인근에 시간당 80밀리미터 넘는 폭우가 쏟아진 완주군.
장선천이 범람하며 새벽 4시부터 마을 곳곳에서 고립 신고가 잇따랐고, 주택이나 상가 등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18명이 모두 구조됐습니다.
[김두영/덕동마을 이장 : "안 되겠다 싶어 각 마을 이장님들 문자 넣어놓고 주민들은 빨리 위험한데 전화했죠. 처음이에요 처음."]
흙탕을 뚫고 몸만 챙겨 나온 주민들, 주민센터에 모여 생사를 확인한 뒤에야 한숨 돌립니다.
지붕에 매달려 두 시간을 버틴 부부는 턱 밑까지 찬 물만 보이던 그 순간 두려움이 생생합니다.
[박화자·이완우/완주군 운주면 : "삐끗하면 죽게 생겼더라고. 그래서 버티는데 죽을 뻔했어요. 지금도 땀이 뻘뻘 나요. (살자는 의미가 그렇게 컸던 가봐.)"]
거센 물살로 제방 일부가 무너져 침수 피해를 키운 가운데, 상수관 5곳이 파열돼 일부 가구에 물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
진흙을 걷어내고 일상에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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