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지휘'하던 홍명보, '벤치서 두문불출'... 국대 가기 전 인수인계 끝났나[현장 메모]

김성수 기자 2024. 7. 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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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이날 울산을 이끌고 리그 경기를 치렀다.

평소 벤치를 박차고 나와 열성적으로 울산 선수들을 지휘하던 홍 감독은 이날 수석코치에게 지휘를 일임하고 벤치에서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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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이날 울산을 이끌고 리그 경기를 치렀다. 평소 벤치를 박차고 나와 열성적으로 울산 선수들을 지휘하던 홍 감독은 이날 수석코치에게 지휘를 일임하고 벤치에서 나오지 않았다.

전반전 동안 벤치에서 나오지 않다가 하프타임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홍명보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은 10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의 화두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힐 지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내정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후 홍 감독의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이 발표됐다.

울산 구단과 팬들 입장에서는 시즌을 치르던 중 감독을 잃게 됐기에 난처한 상황이다.

경기 전 만난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언제까지 지휘하는지에 "모르겠다. 구단과 상의해봐야 할 것"이라며 오는 주말 FC서울전까지는 울산을 이끄냐는 물음에 "그러고 싶지만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언제까지 오라는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서는 "곧 경기가 시작되니, 경기 후에 심경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듯하다"며 울산 팬들의 원성에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홍명보는 울산의 감독'이라는 문구의 걸개에서 '울산'에 'X'표시를 하며 심경을 바꾸고 시즌 중에 팀을 떠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에 빗댄 '피노키홍'이라는 걸개도 있었다. 울산 팬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홍명보 감독 호명 때 야유로 일관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울산 팬들의 걸개.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 팬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홍 감독을 시즌 중에 데려간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 걸개도 꺼내보였다.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문수 출입금지', '삼류협회'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홍명보 감독은 보통 경기 중에 벤치에서 종종 일어나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박수로 독려하는 등 액션이 많은 타입이다. 공이 울산 벤치 쪽으로 오면 선수에게 직접 공을 건네주는 홍 감독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홍 감독 대신 이경수 수석코치가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홍 감독이 벤치에서 나와 선수들과 호흡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홍 감독은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고 나서야 벤치에서 나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후에도 교체 아웃되는 선수들을 격려할 때 잠깐 일어나는 것 빼고는 벤치 뒤쪽에서 홍 감독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벤치에서 나와 모습을 보일 시 들려올 수 있는 팬들의 야유 때문일 수도 있고, 감독 대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경수 수석코치에게 미리 권한을 부여하는 인수인계의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평소와는 180도 달라 어색한 홍 감독의 벤치 모습이었다.

홍명보 감독 대신 벤치에서 나와 선수들을 지휘하는 이경수 울산 수석코치.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편 울산은 이날 경기서 후반 21분 광주 이희균에 실점하며 0-1로 패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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