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언론인 해외연수 예산, 13억 이상 추가 투입
"지난해 5월 이후 본격적 검토…기존에는 연초에 공모하는 일정"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년도 언론인 해외연수 사업 확대에 최소 13억 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
언론재단은 지난달 17일 언론인 해외연수 선발 인원을 내년에 100명 가까이 확대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출입기자들과의 이른바 '김치찌개 만찬'에서 해외연수 대상을 확대하자고 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는 점에서, 언론재단 발표에 이례적 관심이 모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상당한 시간을 들여 이도운 홍보수석과 해외 연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윤 대통령이 언론인 해외 연수 선발 규모를 묻자 이 수석은 '올해 10명을 추가하고, 내년에는 장기·중기·단기 연수를 합쳐 80명 정도로 늘려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언론 문화 정책의 일환으로서 내년부터는 세 자리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 했다. 이 말에 현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는 대목까지 다수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언론재단은 이 수석의 말처럼 해외연수를 '장기·중기·단기'로 확대하고 인원도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60명 규모의 '단기연수'(1~2주), 10명 규모의 '중기연수'(6개월 이내)를 신설했다. 기존 사업의 경우 프로그램별 선발인원을 각각 '장기연수' 10명(10명→20명), 'KPF디플로마' 10명(26명→36명), '국제언론교류' 9명(26명→35명)을 늘렸다. 이렇게 기존 62명인 선발인원이 161명으로 99명 늘게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언론인 해외 연수 사업 확대 추진 계획'에 따르면, 해외연수 신설 및 증원으로 최소 13억2230만 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된다. 기존 장기연수 및 디플로마 선발 인원 예산(7억3300만 원)과 국제언론교류 및 언론포럼 등의 예산은 포함되지 않은 내역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설되는 '단기연수'에 4억4660만 원, '중기연수'에 2억2870만 원이 잡혔다. 기존에 있던 사업별 증액 예산은 '장기연수' 4억2900만 원, 'KPF 디플로마' 1억 원, '언론인 국제교류' 확대 및 신설 1억1800만 원 등이다. 이를 통한 순수 증액분이 올해 해외 연수 사업 총 예산(14억7200만 원)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언론재단은 강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지난 수년간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주재 특파원 축소 등 국내 언론의 국제관계 및 국제경제, AI(인공지능) 등 첨단과학 분야 글로벌 취재역량 부족이 지속되어 왔다”며 “이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된 지난해부터 해외단기과정 등 신규 사업을 통한 해외연수 확대를 추진해왔다”고 했다.
사업 확대를 검토한 구체적 시기와 계기를 물은 본지 질의에는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된 지난해 5월 이후 언론인 해외연수 사업의 확대를 본격적으로 검토해왔다”며 “특히 지난해 3월 취임한 남정호 미디어본부장이 언론인 글로벌 역량강화와 언론국제교류 사업 확대를 특별히 강조한 바 있어 해외연수 사업을 실효성 있게 하기 위해 적극 확대하는 것으로 준비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연수 확대 언급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해외연수 확대 방안을 모색해왔고, 이와 관련해 상급 기관인 문체부와도 협의를 진행했다”고 부인했다. 다만 “기존에는 연초에 공모하고 하반기부터 연수를 지원하는 일정이었다”며 “바뀐 계획에 따르면 재단은 연초부터 언론인들이 해외연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에 공모를 진행해야 하고, 이런 사실은 미리 공지하여 준비할 수 있도록 지난 6월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내한 것”이라고 했다.
예산 관련해선 “해외연수지원사업은 재단 자체(법인회계)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으로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이 필수적인 절차는 아니지만, 국회 자료 제출 및 국정감사 과정에서 해외연수지원사업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설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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