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음주운전 현장 속출하는 '김호중 따라하기'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 씨의 첫 재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김 씨가 음주 사실을 시인했는데도 검찰이 음주 혐의를 제외해 재판 전부터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음주운전 후 현장을 벗어나 술을 더 마신 김 씨를 따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현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9일, 경기도 화성의 한 유흥가.
경찰에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음주운전 신고 시민(음성변조)] "저희가 음주 의심이 돼서 신고했는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신고 사실을 안 운전자가 급히 편의점으로 향하더니 냉장고에서 소주병을 꺼내 듭니다.
[운전자(음성변조)] "(드시지 마시라고요.) 안 먹어. 안 먹어. 물먹을 거야."
운전 후에 술을 더 마셔, 운전 중에 음주 상태였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이른바 '술타기' 시도가 의심되는 상황.
[출동 경찰관(음성변조)] "나와 보세요. 나와 보세요."
긴급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는 '면허 정지' 수치였습니다.
이보다 이틀 앞선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 주차장.
운전자가 시민과 실랑이를 벌입니다.
[운전자(음성변조)] "(죄송한데 음주하신 것 같아서 제가 지금 신고를 했거든요. 경찰이 금방 올 거예요.) 아니 뭔 상관이에요."
음주운전 신고 사실을 알자 곧바로 집으로 향하는 운전자.
[운전자(음성변조)] "(경찰 오고 있거든요.) 집으로 오시라고 그러세요."
엘리베이터 탑승을 막자 10층 이상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집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버렸어."
[음주운전 신고 시민(음성변조)] "둘이서 한 3병 정도 먹는 거 확인하고.. 기다려 달라니까 그냥 도망가더라고요."
출동한 경찰이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경찰관입니다."
한동안 문밖에서 기다린 경찰은 결국 그대로 발길을 돌립니다.
[출동 경찰관(음성변조)] "이 분이 나오셨다고 해도 집에서 마셨다고 하면 (단속할) 방법이 없어요. 김호중 씨 같은 경우도 음주는 뺐잖아요."
sns에서는 음주운전으로 걸리면 김호중 씨처럼 일단 도망가서 술을 더 마시면 된다는 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자들의 행정심판을 대리해주는 행정사가 만든 3백 명 규모의 대화방.
"경찰이 오기 전에 현장을 벗어났다"거나, "결정적 증거인 블랙박스를 렌터카회사에서 없애준다고 했다"는 등의 경험담이 버젓이 올라옵니다.
음주를 주제로 2백여 명이 모인 또다른 단체 대화방 역시 주된 내용은 음주운전 시 김호중 씨처럼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 "도주를 해서 음주 측정 결과가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는 숨어라. 그러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 있다는 아주 나쁜 선례를 보여줬잖아요."
국회에서는 음주운전 후 술을 더 마셔 단속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김호중 방지법'이 발의돼 있는 상황.
더 나아가 음주운전 의심자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를 가능하게 하고 도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현장검증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박찬영 / 자료조사: 여승헌 최은지 / 영상제공: 음주운전 헌터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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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박찬영 / 자료조사: 여승헌 최은지
김태윤 기자(kktybo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1598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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