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원 채무 해결했는데’ 대한테니스협회,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지정에 ‘반발’···테니스인 “이기흥 체육회장 즉각 사퇴하라”
9일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테니스협회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달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주원홍 회장 당선인을 비롯한 17개 시도 및 6개 연맹체 회장단은 10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100만 테니스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 남용 갑질하는 이기흥은 즉각 사퇴하고,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서에서 “대한체육회가 관리 단체 지정 사유로 든 각종 분쟁은 정희균 전 회장 사퇴 후 지난 10개월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 악화 등으로 정상적인 사업 불가’ 사유 역시 모든 대회와 훈련, 파견 등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유 없다”고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 지정 사유를 일축했다.
또 “선거 중단 사유도 모두 해소돼 테니스인들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새로 회장을 선출하고, 대한체육회가 바라던 채무도 모두 면제받는 등 자립 방안을 마련한 대한테니스협회에 대해 ‘관리 단체 지정’을 한 것은 무슨 이유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대한체육회가 주장한 관리 단체 지정 사유는 처음부터 채무 외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미디어윌에 46억원 채무를 지고 있지만 미디어윌은 최근 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여 채무를 전액 탕감했으므로 관리 단체로 지정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체육회 역사상 관리 단체 지정이 20번 있었는데 이기흥 회장 재임 시에 10번이 나왔다”며 “이는 산하 단체를 선거 친위 세력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맹단체의 자율성을 탄압하는 ‘내로남불’이며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테니스협회는 또 이날 국제테니스연맹(ITF) 데이비드 해거티 회장이 대한체육회에 보낸 테니스협회의 자율성, 독립성 보장을 당부하는 서한을 공개하며 국제단체와도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또 “관리단체 지정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포함해 이기흥 회장의 직권남용 및 업무 방해에 대해 즉시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테니스협회 정지웅 변호사는 “테니스협회의 각종 분쟁 등의 원인은 거액의 채무 때문”이라며 “채무 전액이 탕감 됐는데도 관리단체로 지정한 것은 일반인 상식으로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 관리단체가 되면 대한체육회가 대한테니스협회를 직접 관리, 감독하게 되며 곧 구성될 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이 사실상의 협회장 대행을 맡게 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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