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대구 집값 바닥권?…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오아영 2024. 7. 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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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같이경제 시간입니다.

대구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얼마 동안 모아야 할까요?

바로, 9년 반입니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 즉, PIR 분석 결과인데요.

PIR은 대구의 연평균 소득에 9.5를 곱하면 평균 가격의 전용면적 84제곱미터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수치는 부동산 가격이 연평균 10% 이상 뛰던 2021에서 2022년 가격 급등기 이전인 2018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최근 대구의 PIR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이유, 입주 물량이 증가한 영향도 큽니다.

보통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 PIR도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집값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 하반기 대구는 만 2천여 가구가 입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분양도 많다는 건데요.

지난 5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9천5백여 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이렇게 미분양 물량이 쌓인 상황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우려가 큰데요.

전문가들은 여러 지수로 볼 때 대구 아파트 가격이 바닥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의 경우 집을 살 수 있다면 사는 것이 맞지만, 상승 전환을 위한 '바닥 다지기'가 몇 년간 이어질 수 있어서 투자자의 경우,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내 집 마련 수요는 전국적으로 어떨까요?

한 부동산 플랫폼이 앱 사용자 8백 6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65%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사와 비교하면 0.6%p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금융권의 가계 대출도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에만 5조 3천억 원가량 불었습니다.

2021년 7월, 전달보다 6조 2천억 원 늘어난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최근 가계 빚 급증세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하고 있습니다.

시장 금리 하락과 함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내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두 달 연기되자 막차 수요가 몰렸던 점도 대출 급증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신생아 특례 대출 역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는데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이연희 의원실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신생아 특례 대출 규모는 2만 3천여 건, 5조 8천억여 원에 달했습니다.

이 중 75%가 주택 구입에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수도권에선 대구가 천여 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자 금융당국은 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현행 DSR 규제를 어겼거나 당초 목표를 크게 웃도는 가계 대출을 한 은행은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런 당국의 경고에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례 대출이나 스트레스 DSR 연기로 대출 완화 시그널을 줬던 정부가 다시 금리 인상 등의 정책을 하는 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빚내서 집 사라는 것이냐'는 지적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며 '큰 틀에서 가계부채를 엄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수요자들이 필요한 시기, 적절한 규모의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반길 일이지만, 영혼까지 모은다는 '영끌'이나 빚을 내서라도 투자한다는 '빚투' 열풍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죠.

무리한 영끌, 빚투는 경제에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같이경제,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이보경

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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