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복귀 의대생 'F학점' 맞아도 유급 없다…비상 학사 운영 발표

금창호 기자 2024. 7. 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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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5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다시 한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돌아오기만 하면, F학점이 있더라도 유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유급의 판단 시점도 늦추겠다고 했는데요.


이번에는 학생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의대생 유급 없다"

유급판단시기 학기말서 '학년말'로


학년제·3학기제 적극 고려

야간·주말·원격 수업 허용


추가·보충학기는 등록금 안 받아

장학금 불이익도 없어


인터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제자리로 돌아와 학업에 복귀하여야 합니다. (의대생) 여러분이 학업에 복귀한다면 유급에 대한 걱정이나 학업에 대한 부담 없이학교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의대 학사 탄력 운영 방안으로

의대생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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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지금 대학들은 1학기 다 끝났는데도 아직 의대생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먼저 주요 내용부터 짚어볼까?


금창호 기자

핵심은 교육과정과 평가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의과대학에서는 학기마다 낙제점, 그러니까 F학점을 받으면 유급 대상이 됐는데요.


교육부는 이 유급 판단 시기를 학년말로 미루라고 권고했습니다.


내년 2월까지는 유급을 시키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F학점 대신 I학점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기간 내 이수하지 못한 과목에 대해 일단 이 학점을 주고, 추후 보충기간에 수업을 들으면 그때 제대로 된 학점을 주겠다는 겁니다.


1년에 두 학기를 운영하게 돼 있는 지금의 학사일정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각 대학은 원격수업이나 보충수업을 활용해서 올해 남은 기간동안 1·2학기를 동시에 운영할 수도 있고요.


오는 2학기를 두 개로 쪼개 올해 총 세 개 학기를 운영해서 듣지 못한 수업을 보충하는 방안, 올해 이수하지 못한 수업을 그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 듣게 하는 방안 등이 예시로 나왔습니다.


이때 보충하는 성격의 학기의 경우 학생들이 등록금을 추가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 밖에도 교육부는 1년 수업 주수를 기존 30주에서 28주로 줄일 수 있게 하고, 과목당 전체 수업 시간은 유지하면서 수업 기간을 15주보다 짧게 운영할 수 있게 한 집중이수제도 권고했습니다.


또, 바뀌는 학사 일정에 맞춰 국가장학금 신청 절차를 변경하는 등 장학금 지급에도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여러 가지로 애쓴 모습이기는 한데, 그런데 단지 학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서 지금 이 학사 일정과 평가 방식까지 바꾸는 건 너무나 특혜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금창호 기자

네 오늘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의가 거듭 나왔는데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공익'을 위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번 가이드라인은 의대생 개인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고자 추진하는 조치가 아닙니다. 의료인력 수급 차질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니까 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배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올해 9월에 예정된 의사 국가시험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합니다.


학생들이 지금이라도 복귀를 해서 수업을 들으면, 그 일정에 맞춰 국시를 치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보건복지부에서 별도로 안내할 예정입니다.


원래 치르기로 했던 올해 9월 국시 역시 그대로 진행되는데요.


교육부 최은희 인재정책실장은 현재 소수라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기존 시험 일정을 연기하면 이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2일, 9월 기존 국시의 원서접수가 진행되는데요.


여기에 응시하는 인원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서울권 의대 얘기를 들어보면, 학년당 10명 남짓한 인원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육군·공군·해군 사관학교에서 온 위탁교육생이나 이번에 유급하면 졸업을 못하게 되는 학생들 뿐입니다.


정부 목표대로 의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면 국시 추가실시가 불가피한 상황인 겁니다.


서현아 앵커

특히 내년에 입학할 신입생도 굉장히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만약에 올해 1학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에는 학교에 따라서는 2배에서 4배까지 과밀한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는데, 신입생들 학습권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있습니까?


금창호 기자

네, 내년에 일단 입학 정원이 지금보다 1천500명 증가했죠.


이렇게 증가한 인원에, 올해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을 합하면 전국적으로 7천600명이 함께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규모가 2배 이상 느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올해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와 무관하잖아요.


그래서 정부는 이번 사태로, 내년 신입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태를 막아달라고 학교에 요청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수강신청 우선권 제도를 언급했는데요.


학년별로 수강신청 시기를 조정해 내년 신입생들이 수강 과목을 먼저 선택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추가적인 보호조치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학교 상황에 맞게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제 정부가 지침을 발표했으니까 각 대학들이 구체적인 실행안들을 만들어야겠죠.


대학들 입장 어떻습니까?


금창호 기자

네, 의과대학을 보유한 몇몇 학교에 저희가 확인을 해보니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을 갖고 있는 곳들은 없습니다. 


정부 발표가 오늘 오전에 있었다보니, 다들 정부 가이드라인을 이제 막 받았기 때문에 아직은 검토하는 단계라는 겁니다.


하지만, 교육과정·평가·학사운영 조정이 쉽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는 명확하게 읽혔습니다.


지금 대책을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일'이라는 비유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국립대 대학본부 고위 관계자는 EBS 취재진에 "정부가 제시한 안 별로 못하는 이유를 1천 가지도 댈 수 있다"면서 "대단한 무리수라는 걸 누가 모르냐"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학생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최소화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어쨌거나 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힘든 건 알지만, 학생들을 최대한 챙기겠다는 의지가 보이죠.


한 수도권 의과대학의 교수는 어렵긴 하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돌아오면 기초의학 수업은 밤 늦게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해볼 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임상실습 수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는데요.


환자를 만들어낼 수도 없고 밤에 자는 환자를 깨워가면서 진료를 볼 수는 없는 만큼 임상실습은 지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려운 상황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지금 이 대책들은 하나같이 의대생들이 돌아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생들 진짜로 복귀 기미가 있을까?


금창호 기자

네, 학사 운영 조정 카드까지 꺼내면서 의대생 복귀를 요청하고 있지만 의대생들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의대생들의 모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오늘 정부 대책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철회 등 8대 요구안을 밝힌 것 외에 추가적으로 정부에 요구안을 제시한 것도 그동안 없었습니다.


의대생 사이에서도 복귀에 부정적인 인식이 보이는데요.


현재 휴학을 하고있는 한 의대생은 "지금 돌아가도 많이 밀렸기 때문에 수업을 못듣는다"며 "원천적 해결 아니면 복귀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와 의대생 대화에도 큰 진전은 없는데요.


교육부는 앞으로 문을 열고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의대생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부가 전공의에 이어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유화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서 환자 그리고 국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금창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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