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봄비- 어머니 /권상원

조미영 시조시인 2024. 7. 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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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그리움 되어 봄비처럼 내린다.

내가 어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두운 방 안에서 목 놓아 '옴마'('어머니'경상방언)를 부르며 보고 싶다고 우시던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어른이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봄비가 불러온 부뚜막 앞에서 찌짐 부치시던 어머니 모습은 봄비 아니어도, 찌짐 아니어도 늘 그리운 우리들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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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초가집 추녀 끝에 비 오는 늦은 오후

빗소리 자작자작 배추 찌짐 굽는 소리

솥뚜껑 들기름 위에 살짝 비친 어머니


배추전 잘게 찢어 간장은 살짝 묻혀

입 속에 넣어주신 부엌살이 어머님이

아삭한 그리움 되어 봄비처럼 내린다.

장마철이다. 오늘은 비가 찌짐 부치는 소리를 종일 들려주었다.

내가 어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두운 방 안에서 목 놓아 ‘옴마’(‘어머니’경상방언)를 부르며 보고 싶다고 우시던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어른이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더 살아보니 엄마는 늘 그립고 보고 싶고 부르고 싶고 기대고 싶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봄비가 불러온 부뚜막 앞에서 찌짐 부치시던 어머니 모습은 봄비 아니어도, 찌짐 아니어도 늘 그리운 우리들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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