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봄비- 어머니 /권상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삭한 그리움 되어 봄비처럼 내린다.
내가 어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두운 방 안에서 목 놓아 '옴마'('어머니'경상방언)를 부르며 보고 싶다고 우시던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어른이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봄비가 불러온 부뚜막 앞에서 찌짐 부치시던 어머니 모습은 봄비 아니어도, 찌짐 아니어도 늘 그리운 우리들의 어머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가집 추녀 끝에 비 오는 늦은 오후
빗소리 자작자작 배추 찌짐 굽는 소리
솥뚜껑 들기름 위에 살짝 비친 어머니
배추전 잘게 찢어 간장은 살짝 묻혀
입 속에 넣어주신 부엌살이 어머님이
아삭한 그리움 되어 봄비처럼 내린다.
장마철이다. 오늘은 비가 찌짐 부치는 소리를 종일 들려주었다.
내가 어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두운 방 안에서 목 놓아 ‘옴마’(‘어머니’경상방언)를 부르며 보고 싶다고 우시던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어른이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더 살아보니 엄마는 늘 그립고 보고 싶고 부르고 싶고 기대고 싶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봄비가 불러온 부뚜막 앞에서 찌짐 부치시던 어머니 모습은 봄비 아니어도, 찌짐 아니어도 늘 그리운 우리들의 어머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