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라도 하고 싶었다” 박수홍, 친형 횡령혐의 1심 판결에 직접 나선 이유[종합]

박수인 2024. 7. 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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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 뉴스엔 DB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1심 판결에 증인으로 직접 나섰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는 7월 10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 친형 박 모 씨, 형수 이 모 씨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박수홍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수홍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존재 박정은 변호사도 동석했다.

박수홍은 출석에 앞서 재판부에 피고인들이 자신을 볼 수 없도록 칸막이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고 변호사와 동석하는 것으로 하겠다. 양해해주시길 바란다"며 "피고인들에게 크게 영향 받을 것이 없다. 변호사 동석은 심신을 위한 것이지 진술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수홍 친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 및 박수홍의 개인 자금 수 십 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수홍 친형의 횡령 혐의 중 주식회사 라엘 약 7억 원, 주식회사 메디아붐 약 13억 원 총 약 20억 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박수홍의 개인 계좌 네 개를 관리하며 약 320회에 걸쳐 16억 원 상당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이날 박수홍은 항소심에서 증언하고자 했던 이유에 대해 "1심 판결을 보고 1심 판결이 탈세, 절세를 위함이라는 것에 국한되고 개인 횡령은 무죄가 나왔고 법인카드 등 모든 비용이 허위 직원들의 저에게 줬다는 걸 수용하는, 이 씨가 법인과 아무 관계가 없고 가정주부에 불과하며 남편이 시킨 심부름 정도 했던 것으로 무죄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꼭 증인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거의 최초 증언을 했고 추후에 피고들이 증언을 했는데 사실 관계가 왜곡돼서 판결까지 나온 것을 보고 증언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박수홍이 제출한 피고인들의 자금출처분석 보고서에 대해서는 "1심 때 너무나 많은 자료와 증거들을 보여드렸더니 피고인 변호인 측에서 제 사생활이나 과거의 연인을 거론한다든지 재판의 본질인 동업 관계에 있었던 형이자 동업자 박 씨, 이 씨가 대표로 있는 횡령사건이 아니라 본질이 왜곡되는 것 같아서 근거리에서 15년 간의 자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을 받은 보고서"라며 "횡령이 아니라면 절대 취득할 수 없는 (피고인들의) 자금이라는 것을 산술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친형 박 모 씨가 자신의 돈을 횡령해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증언하며 "'너의 자산을 불려주고 재테크를 해주겠다'고 했다. 당시 피고인들의 예금 잔액이 5천 400만 원밖에 없었는데 당시 살 수 없는 부동산을 취득한다. 그런데 두 사람은 자금이 부족하니 법인이나 박수홍 씨가 취득해야지, 두 사람이 취득한다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다. 이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취득한 43억여원의 부동산은 이들이 4년 동안 법인에서 받은 급여, 배당금을 다 더해서 1원의 지출을 하지 않았다는 대전제로, 대출금을 더해도 20억원이 모자르다. 그 20억 원은 각 법인에서 허위 직원 급여를 더해도 모자라다. 제 개인 계좌에서 현금으로 이체하고 수취인 불명의, 저에게 줬다고 하는 그 돈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금액이다. 4년 동안 횡령하지 않고는 취득할 수 없는 부동산을 취득했다. 43억여원의 부동산을 취득할 때 라엘에서 17억원을 횡령해서 본인들의 명의로 계약을 한다. 본인들의 이름으로 계약을 하면서 자신들이 취득하려 마음을 먹었지만 컨설팅 결과대로 라엘로 전가시킨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1인 엔터테인먼트에서 박수홍 씨의 매출이 유일했나"라는 검사 측 질문에는 "너무나 억울했던 것이, 모든 매출을 30년 동안 제가 일으켰다.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었고 신뢰했기 때문에 동업 관계를 이룬 1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그런데 가족 회사를 이유로 재량권을 부여해서 이들이 제 자산을 마음대로 유용하는 것을 원심에서 판결하는 걸 보고 원통함을 느꼈다. 당시에는 30여년 전이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개념 자체가 없었다. 저 혼자 해도 되는데 친형을 사랑하고 가족을 위하는 마음에 동업관계를 제가 제안한 것이다. 처음에는 (수익분배가) 8대 2였다가 7대 3으로 이뤄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제 방송수익이 피고인과 피고인의 자식들에게 가는 구조로 돼 있었다. 라엘 역시 그렇다.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고 이후에도 횡령이 자행돼서 라엘의 경우 유동자산이 36억이었는데 5억원만 남아있다. 그마저도 지난해 살펴봤더니 1억밖에 남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 씨가 남편이 구속된 이후에도 1억 5천 950만원 정도를 횡령한다. 그것이 너무나 기가 막히고 라엘의 자금을 확인하기 위해 세무대리인을 세웠으나 그 세무대리인을 해고시키고 들여다 보지 못하게 방해했다는 내용의 증거 문자도 있다. 2020년 4월에 친형에게 지분 관계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저한테 화를 내면서 소리 치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 제가 100% 매출을 일으키고 그것에 대한 분배를 7대 3으로 약정하고 계약금을 하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했던 회사다. 제가 모르게 횡령과 비리로 운영이 됐고 2022년 7월 동업을 해지하고 지켜지지 않은 바가 있다"고 말했다.

친형인 박 모 씨에게 재산 관리를 맡긴 이유로는 "(피고인이) 2013년도에 제 자산을 불려주기 위해 자금 컨설팅을 받는다고 했고 너를 위해서 쓸 생각이라고 했다. 그 이후 2014년 '동치미'에서 "형이 저를 위해 재테크를 해주고 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제 재산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재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형이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가졌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며 "연예계 생활이 누군가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곁에 있는 사람을 절대적으로 믿어야 하고 소속사와의 분쟁이 많은 곳이다.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형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저 앞에서 너무나 검소했고 저를 위해 살고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봤을 때는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 이 재판이 길어지면서 너무나 힘들지만 바로잡기 위해서 이런 부분들을 증언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다른 이들의 이익을 취하면 안 된다. (박 모 씨는) 어릴 때부터 검소하고 집안의 돈을 관리하고 정신적으로는 제가 의지할 수밖에 없고 유일하게 상의하고 의논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재무적인 관계는 추호도 의심할 수 없게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부동산을 취득했으나 자신은 부동산 수익금을 전혀 받은 사실이 없다는 박수홍은 "2011년부터 동업이 해지된 2020년까지 제 이름으로 된 부동산은 없다. 모두가 피고인들의 부동산 뿐이다. 이 씨가 2000년대 초반부터 바지사장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계속해서 부동산을 취득한다. 그것도 매매 형식으로 취득해서 남편과 이익을 50%씩 나눠가진다. 본인은 가정주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출처가 확인 되지 않은 돈들로 계속해서 부동산을 취득한다. 이것이 횡령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상품권 같은 경우에는 저를 위해 사용했다고 하는데 전혀 맞지 않다. 상품권은 본 적도 없고 사용한 적도 없다. 명절에 선물을 하기 위해서는 법인카드로 쓰면 된다. 왜 평상시에 상품권을 모았다가 어려운 절차로 바꿔서 돈을 쓰겠나. 3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저만의 자부심이 있는 게, 저는 쉬지 않았다. 끊임없이 일을 했다. 제가 동료들이나 PD들에게 상품권을 준 일이 없고 받은 적도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날 재판부는 재판 1시간이 넘어가자 "후속 재판이 남아있는데 이후 다음 재판에 또 나오실 수 있냐"고 물었고 박수홍은 "1시간이라는 점은 고지 받지 못했다. 오늘 나온 것도 큰 결심이었고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나왔다. 제가 믿고 사랑했지만 저를 배신한 피고들을 다시 볼 용기도 나지 않고 보고 싶지도 않다. 제 소원은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저들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오늘 다 진술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후속 사건 세 건을 마친 후 이어서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박수홍은 이후 이어진 재판에서 자신도 모르게 MMF 통장이 개설되고 해지된 것에 대해 "제가 모르는 통장들이 개설되고 이체되고 인출됐더라. (돈) 세탁의 방법인 것 같다. 피고인이 제 인감도장을 갖고 있었고 은행에서도 제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고객 유치를 위해 (대리 통장 개설을) 해준 것이 아닐까 한다. 저는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해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 모 씨와 공동지분으로 갖고 있는 아파트 지분 매수 자금 지급 방법으로는 "모든 자산은 피고가 해줬다. '네 이름으로 했다'고 했을 때 믿었을 뿐이다. 저는 부동산을 가본 적도 없고 계약을 해본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

"피고인들의 처벌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 루머를 만들면 거의 몇 년 뒤에 나오지 않나. 본인들의 죄를 가리기 위해서 비열하게 제 직업과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고 본질을 흐리려 한다. 본인들이 정당하다면 합의서에 도장 찍은 것을 나눠주면 될 일이다. 그걸 하기 싫어서 여기까지 온 거다. 마지막까지 불법 횡령으로 취득한 돈을 지키기 위해서 혈육도 마녀사냥을 했지 않나. 피고인들의 엄벌을 원하는 게 제 취지다. 지금 이 순간도 이들과 함께 있는 게 너무나도 괴롭다. 가족의 탈을 쓰고 본인들의 이익만 취하는 이들이 양산되는 판례를 만드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996년도 제대 이후 박 모 씨가 보수를 받지 않고 매니저 일을 했지 않나"라는 피고인 측 물음에는 "당시 박 씨는 제게 '500만원 이상 급여를 가져가지 않는다. 너를 위해 산다. 그러니 너도 7대 3으로 배분해주는 게 맞다'고 했다. 그 당시에 분명히 이익을 가져갔다. 저처럼 계약금 하나도 없이 30년을 일하는 사람이 어디있나"라며 "제가 돈을 버는 것인데 피고인들의 부동산만 늘고 있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씨는 횡령에 적극 가담한 자이다. 왜 시동생의 계좌를 만들고 해지하고 이체를 하는 것이냐. 이것은 차명계좌처럼 사용한 증거이다. 현금을 세탁해서 부동산을 취득하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홍이랑' 회사 설립 후 7월 이후 매니저 월급이 라엘 통장에서 나가는 부분이 있다"는 말에는 "2020년 7월 이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매니저 전 씨에게 임금을 체납한다. 전 씨가 일을 못하겠다고 해서 퇴직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저는 그때까지 해명되기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500만 원 이상의 퇴직금을 제가 대신 지급했다. 라엘에서 당연히 일했던 급여를 제가 횡령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저는 1년 넘게 피고인들에게 전화도 하고 이메일도 보냈다. 저에게 사과를 하면서 '반이라도 돌려줄게' 했다면 더 줬을 거다. 그런데 1년 동안 피하면서 저를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아갔지 않나. 2020년 7월 이후에는 라엘 관련된 부분은 합의서를 따라야 하는데 저는 합의서에 따른 7에 대한 부분을 활용한 거다. 저는 누구처럼 남의 돈을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박수홍은 재판 도중 아버지, 어머니가 언급되자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 물어봐달라. 저는 누구처럼 증인으로 내세워서 온국민이 비난하게 할 생각은 없다. 답변하지 않겠다. 부모님을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박수홍의 아내 김다예의 개인계좌 이력을 묻는 피고인 측 질문에는 "제 처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1심에서는 제 옛 연인을 꺼내시더니 왜 이번에는 제 처를 언급하시는 지 모르겠다. 이번 횡령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1심에서는 옛 연인을 얘기하더니 왜 처가 등장하는지 이해 자체를 못하겠다. 어떻게 본인이 보여주지 않은 계좌내역을 갖고 있나. 이건 위법 행위 아니냐. 왜 제 주변 사람들이 아무 관련 없는 횡령사건에 등장해야 하나"라며 분노했다.

"나이트클럽에서 5천만 원 사용하지 않았나"라는 피고인 측의 물음에는 "저는 그 당시에 박 씨가 줬던 카드를 썼을 뿐이다. 저는 필요한 부분을 썼고 경비처리를 했던 자들은 피고인들이다. 절대 그 정도의 금액이 나올 일이 없다. 회식이라고 해도 나이트클럽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저를 음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본질과는 관련이 없고 제가 자세히 보고 답변서로 제출하겠다. 사실 관계 확인해서 문서로 답하겠다. '너도 썼잖아'라고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박 씨가 주는 카드로 방송 관계자들과 사용한 것이다. 정당하게 회식한 돈을 '나이트클럽 간 거 맞죠?'라고 하는 것이 음해가 아니면 무엇이냐. 왜 이런식으로 증인을 모함하고 본질을 흐리는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횡령한 돈으로 빠져나가기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쓴 돈이라면 확인해서 문서로 답해드리도록 하겠다. 이런식으로 해서 결과가 도출이 된다면 모든 엔터테인먼트 대표들이 자신들의 처와 자식들이 써도 되는 것이냐"며 또 한 번 분노를 표했다.

"어머니에게 법인카드를 사용하라고 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법인카드를 한 번도 사용하라고 한 적이 없고 개인카드를 매달 500만원씩 쓰셨고 매달 임대료가 나오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하며 부인했다.

"M사 생명보험을 들면서 사인하고 보험설계사와 사진 찍은 바가 있나"라는 말에는 "왜 동생을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동생이 죽어야 받는 생명보험은 해지하지 않았나. 제 목숨을 담보로 조카들에게 돌아가도록 설계했다"며 박 씨에게 "(생명보험을) 해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박수홍은 "만약 이러한 판결이 1심처럼 난다면 대한민국에 칼을 꽂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다. 저는 1심 판결을 보면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었다"며 "저는 친형을 무한 신뢰를 했다. 제가 무지했던 건 사실이다. 전적으로 피고인이 준 카드를 의지하고 살다가 이 사태를 알게 된 것이다. 저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많은데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 제가 재량권을 준 것은 다같이 잘 살자는 의미였다. 저는 회계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니 세무사를 불러서 꼭 한 번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25일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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