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떠받친 우리 고용시장의 위태로움 [마켓톡톡]

한정연 기자 2024. 7. 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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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6월 고용동향 발표
아르바이트 8.4%↑ 임시직 4.4%↑
단시간·임시직 30~40% 비자발적
호황에도 임금 낮고 근속기간 짧아
사실 실업이지만 실업률엔 미반영
청년층·40대 취업 20개월 이상 ↓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이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단시간 근로자와 임시직 근로자 수는 6월 각각 8.4%, 4.4% 증가했고(전년 동월 대비), 올해 내내 늘어났다. 이들 중 30~40%가 자신이 원하지 않지만 적게 일하고, 짧은 기간 계약했다. 비자발적 단시간·임시 근로의 문제점을 알아봤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건 단시간(아르바이트)과 임시직 근로자였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주당 17시간 이하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239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했다. 단시간 근로자는 올해 3월 1년 전보다 6.9% 늘어났고, 4월에는 4.3%, 5월에는 24.6% 증가했다.

임시직 취업자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가장 많이 늘어났다. 6월 임시직 근로자 수는 1년 전보다 4.4% 증가한 488만4000명이었다. 임시근로자 수는 올해 3월 1년 전보다 2.1% 증가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4.3%, 5.3% 늘어났다.

이런 단시간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좀 더 길게' 일하고 싶어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3년 비정규직 노동통계를 보면 시간제 근로자의 40.2%가 비자발적 취업자였다. 임시직 근로자도 평균 10명 중 3명은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

비정규직의 지난해 비자발적 취업자 비중은 34.4%였다. 용역직의 41.6%, 파견직의 34.4%도 비자발적 취업자다.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와 같은 이유로 일단 취업한 사람을 비자발적 취업자라고 한다.

비자발적인 단시간·임시 근로자 증가엔 세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이들의 임금은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서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 임시직 월급은 일반 근로자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전체 상용근로자의 1인당 월급은 463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8% 증가했지만,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175만1000원으로 6.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둘째, 이들은 높은 확률로 해당 조직의 관리자나 경영자로 올라서지 못해 부를 축적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한국노동연구원 비정규직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97.8개월이었지만, 비정규직은 32개월, 임시직은 25.5개월에 불과했다.

셋째, 이같은 일자리가 늘어나면 실업률만으로는 현재 노동시장의 침체 정도를 파악하는 게 어려워진다. 쉽게 말해서 실업 대신 시간제 근로를 선택해 실업률에 포함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 6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플랫폼 갑질을 규제하라 2차 배달의민족 항의 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014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자격으로 한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노동 시장의 침체는 실업률로만 파악하기 힘들다"며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은 비자발적 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도 2015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 보고서에서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 수준은 실업률 추세를 따라간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자발적 단시간·임시 근로자가 우리나라 고용률을 지탱하는 한 우리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하는 연령층이 고용시장에서 몇년째 이탈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청년층 취업자는 20개월 연속, 40대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감소했다. 15~64세 고용률은 63.5%지만,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6.6%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6월에도 14만9000명 감소했고, 40대 취업자 수도 10만6000명 줄었다. 인구 감소 영향을 생각해도 과한 수준이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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