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금남고, 우승 후보 덕수고와 6회까지 1점차 접전...아쉬운 콜드게임敗

신월야구장/배준용 기자 2024. 7. 10. 18: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룡기 2회전] 배우 유태웅 아들 덕수고 선발 유희동 호투...덕수고, 전국대회 18연승 타이

작년에 창단해 올해 처음 고교리그와 청룡기에 참가한 경남 하동 소재 신생팀 금남고가 올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 덕수고와 6회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7회에 무너지며 아쉬운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10일 오후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겸 주말리그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2회전에서 덕수고가 금남고를 상대로 9대1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결과를 보면 큰 격차의 경기로 보이지만,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덕수고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었지만, 1회말 금남고가 먼저 선취점을 올리자 경기 흐름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덕수고 선발 유희동(18)이 2아웃을 잡았지만 금남고 3번 타자 정현빈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4번 타자 김윤환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금남고가 1-0으로 앞서갔다.

10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금남고 경기. 1회 2사 2루. 김윤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금남고 정현빈. 신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7.10

덕수고가 곧장 반격에 나섰다. 금남고 1학년 선발 최철훈(16)이 1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넘겼지만 2회초 덕수고 선두타자 배승수가 안타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1점을 허용해 1-1 동점이 됐다. 덕수고 선발 유희동의 호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덕수고는 계속해서 역점 찬스를 노렸지만 고비마다 1학년 우익수 윤대군(16)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양팀은 1-1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4회말 금남고가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윤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를 성공하면서 1사 2루가 됐다. 다시 우익수 플라이로 2사 2루 상황에서 금남고 7번 타자 진유승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2루 주자 김윤환이 역전을 노리고 필사적으로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덕수고 우익수 박민석이 정확하게 홈으로 강송구했고 김윤환은 포수에 태그 아웃되면서 역전 기회가 무산됐다.

10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금남고 경기. 투구하는 덕수고 유희동. 유희동은 배우 유태웅의 아들이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7.10

5회초 위기를 넘긴 덕수고가 경기의 전세를 뒤집었다. 1사에 덕수고 5번 타자 우정안이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까지 나아가자 7번 타자 배승수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우정안을 홈으로 불러들여 2-1 역전을 만들었다.

6회초 금남고는 선발 투수 최철훈을 내리고 우익수로 호수비를 펼친 윤대군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윤대군은 덕수고 선두타자 박한결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더니 이어 후속타자들을 중견수 플라이와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6회를 막아내며 2-1 1점차 승부를 이어갔다.

10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금남고 경기. 투구하는 금남고 최철훈. 신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7.10

팽팽하게 이어지던 흐름은 7회초에 결국 깨졌다. 금남고 투수 윤대군이 덕수고 선두타자 박준순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희생번트가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1,3루가 돼고 다시 윤대군이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 덕수고 6번 타자 엄준상이 친 좌전 안타성 타구를 금남고 유격수가 잡았지만 2루 송구에서 세이프 판정이 됐고, 3루 주자가 홈에 파고들면서 덕수고가 1점을 추가헀다. 3-1.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덕수고 7번 타자 배승수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만루 홈런을 터트리면서 단숨에 점수 차를 7-1로 벌렸다. 금남고는 이후 투수 장정진과 권영웅을 투입했지만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내주며 1-9 콜드게임 격차까지 벌어졌다.

금남고는 어떻게든 9회까지 경기를 끌고가보려 했지만 유희동에 이어 덕수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영빈이 7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는 덕수고의 9대1 콜드게임 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경기 후 관중석과 야구계 인사들 사이에선 “올해 처음 창단한 금남고가 예상 외로 선전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우승 후보 놀라게 한 신생팀 금남고...적장도 “선수들에게 박수 보내고 싶다” 칭찬

경남 하동군 소재 금남고 야구부는 작년에 창단해 올해 처음 고교리그와 전국대회에 참가한 파릇파릇한 신생팀이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14패. 하지만 이날은 덕수고와 6회까지 접전을 펼치며 저력을 보였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창단한 지 몇 개월 안된 팀인데 경기 초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친 것에 대해 금남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앞으로 계속 훈련과 경기 경험을 쌓아간다면 정말 좋은 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특히 금남고 선발투수였던 1학년 최철훈과 우익수 겸 구원투수로 활약한 1학년 윤대군의 활약이 돋보였다. 최철훈은 올시즌 9경기에서 0승 4패 평균자책점 12.00을 기록했지만, 이날 박준순, 우정안 등이 포진한 덕수고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2실점(2자책)으로 막아냈다. 우익수 윤대군은 165cm 단신에 작은 체구에도 빠른 발과 탁월한 수비 센스로 고비마다 덕수고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절묘하게 잡아냈고, 6회에는 구원투수로 올라 활약했다.

최낙기 금남고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초반에 긴장해서 위기가 왔었지만 잘 막아줬고, 선취점도 뽑아냈는데 5회 적시타에서 홈으로 과감하게 파고드는 승부수가 덕수고 수비수의 좋은 송구에 막힌 게 아쉽다”며 “올해 처음 청룡기에 참가해서 덕수고라는 강팀을 만나 투지있게 열심히 한 선수들의 노력을 높게 사고 싶고, 이번 계기로 더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최낙기 감독님이 거의 보수도 받지 못하면서 선수들을 위해 금남고 야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하동군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지원을 더 해준다면 훨씬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971년 경북고 이후 전국대회 18연승 타이 기록한 ‘우승후보 1순위’ 덕수고

10일 신월야구장에서 금남고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덕수고 유희동이 경기 후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동은 배우 유태웅의 아들로도 알려져있다. 유희동은 "오늘 경기 전 아버지가 평소처럼 잘 던지고 오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웃어보였다. /배준용 기자

이날 덕수고는 금남고를 꺾으면서 1971년 경북고가 세웠던 전국대회 18연승과 타이를 이뤘다. 배우 유태웅의 아들로도 유명한 덕수고 선발 유희동은 이날 경기에서 5와3분의1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정윤진 감독은 “키 197cm에 제구와 손 감각이 좋은 투수”라며 “지금은 구속이 좀 낮지만 근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년안에 근력이 붙으면서 구속이 올라오면 분명 좋은 투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희동은 “초반에 페이스가 좋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이번 대회 팀 우승을 위해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선에선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을 기록한 7번 타자 겸 유격수 배승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경기 수가 많다보니 오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지쳐보였지만 어쨌든 전국대회 최다연승 타이를 세운 것에 의미가 있다”며 “최다연승 신기록을 위해 다음 경기도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