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 이재명의 화두는 `먹사니즘`… "대선서 승리"
'명심'경쟁 최고위 후보들도 참석
주4일제 등 '기본사회' 정책안 제시
집토끼 겨냥 검사탄핵 당위성 주장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당대표로서 진두지휘하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후, 직접 후보로 나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는 의미다.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은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현장에는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과 지지자들이 몰렸다. 출마 선언문에서 정국 이슈나 당 운영 방안에 대해 삼가고,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췄다.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문'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도층을 겨냥한 듯 금융 투자 소득세 시행 연기와 종합부동산세 재검토도 시사했다.
◇현장=기자회견장에는 인파들이 대거 몰렸다. 이 전 대표가 시간에 맞춰 등장하자 "이재명, 대통령"을 큰소리를 연호했고,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에 앞서 지지자에게 사인을 해줬다.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가 발언을 할 때마다 박수로 호응했다. 일부 당원은 기자들의 질문이 마음에 안 들면 '질문 똑바로 하라'는 취지의 비방을 하기도 했다. 발언 도중 이 전 대표가 "언론인들이 질문 좀 하게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 미안하다"고 할 정도였다.
적극적으로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마음) 경쟁을 하는 최고위원 후보들도 현장에 참석했다. 김민석·강선우·전현희·한준호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와 함께 입장했다. 장경태 최고위원과 민병덕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 친명계 의원들도 자리했다. 이 장면을 본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이라기 보단 대선 캠프 출정식 같았다"고 말했다.
◇출마선언문=선언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AI와 재생에너지 등을 골자로 미래 지향적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2035년까지 주4일제 도입, RE100 전용단지 구축, AI기반의 지능형 전력망 건설, 기초과학 집중 투자 등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제시했다. 소득과 복지 분야를 아우르는 '기본사회' 건설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 대선 때 "지금 필요한 건 '경제대통령'"이라며 강조했던 사안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와 민생 등 국정을 낙제점으로 규정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먹사니즘'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먹사니즘이란 먹고사는 민생문제에 천착한다는 정치철학으로 풀이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존 입장과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종부세에 대해선 "갈등과 마찰이 있다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금투세를 두고는 "대한민국 주가 시장이 역주행을 하는 상황에서 도입하는 게 정말로 맞느냐"고 했다. 중도층 표심을 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놓칠 수 없는 '집토끼'=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권력 자체가 돼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니까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조금이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청원을 상정해 심사하는 것을 두고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인지 'O, X'로 답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탄핵에 대한 'O, X'를 질문할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이 탄핵을 원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게 집권여당이 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답이 'O, X' 밖에 없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질문의 수준을 좀 높이면 얼마든지 답을 하겠다"고 비꼬았다.
검사 탄핵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강성 지지층들이 당위성을 부여하는 이슈다. 이 대표의 관련 발언에 현장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집토끼 결집'까지 계산에 넣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이 한창인 여당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국민의힘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문자 논쟁을 보니 조금 민망하더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정재 `갈빗집 식사`에 이어 이번엔 `국힘` 전대…또 들썩거린 `한동훈 테마주`
- 박수홍 "형을 그렇게 믿었는데…뚜껑 열고나니 죽고 싶었다"
- 속옷만 입고 냉동고로 `쏙`…남다른 `동안 미모` 비결 공개한 유명 여배우
- 검찰 조사 중 또 여자화장실 `도촬`한 고교생…징역 단기 1년 실형
- 한국 여행 중 뇌사 빠진 태국인…한국인 5명에 생명 나누고 떠났다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
- 거세지는 ‘얼죽신’ 돌풍… 서울 신축 품귀현상 심화
- 흘러내리는 은행 예·적금 금리… `리딩뱅크`도 가세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